최근 유엔의 개혁을 바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4일 21세기 유엔의 역할을 재평가하고당면한 위협과 과제를 분석하고 해결을 모색할 '고위급 위원회'를 구성했다. 유엔은 지난 이라크전 당시 각국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해 세계 2차대전 이후설립된 유엔의 다자적 안보 질서가 오늘날에도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가에 대한도전에 직면해 있다. 아난 총장은 이날 유엔 총회 의장인 중미 카리브해 섬나라 세인트 루시아의 줄리안 훈트(63) 외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각국의 전현직 고위급 정치인 16명을 구성된 '위협과 도전, 변화에 관한 고위급 위원회'를 구성했음을 통보했다. 아난 총장은 "지난해 집단안보의 토대가 흔들리고 공공의 문제에 대한 집단대응가능성이 손상됐고 지금도 당면 과제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다"며 "위원회가 유엔의집단행동을 위한 명확하고 실용적인 조치들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난 총장은 "그러나 고위급 위원회의 업무는 폭넓게 정의된 평화와 안보 분야에 국한돼 있다"고 덧붙였다. 고위급 위원회는 아난드 파냐라춘 전 태국 총리를 위원장으로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전 러시아 총리, 그로 할렘 브룬트란트 전 노르웨이 총리, 첸지천(錢其琛) 전중국 부총리,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 브렌트 스코우크로프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지난 8월 170여 명의 사상자를 낸 바그다드 유엔사무소 테러와 관련, 보안상의 미비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라미로 로페스 다 실바 이라크 임시특사와 유엔 안보책임자인 툰 먀야트가 이날 자발적으로 사임했다. 테러로 희생된 세르지오 비에이라 데 멜루 전 유엔 이라크 특사의 후임으로 임시 특사에 임명된 로페스 다 실바는 사건 당시 이라크에서 안보 문제를 책임지고 있었으며 미얀마 출신의 먀트는 유엔의 안보 책임자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