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반년만에 만났다. 두 사람은 노 대통령 취임 직후 청와대에서 만찬회동을 가진 적이 있다. 노 대통령은 3일 서울 동교동에 자리잡은 '김대중 도서관' 개관식에 참석,김 전 대통령과 손을 맞잡았다. 이들 전현직 대통령은 부부들과도 함께 만났으며,보도진을 뿌리친채 비공개로 한동안 대화의 시간도 가졌다. 현직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 주관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더구나 같은 민주당에 함께 몸담았다가 최근 '노심'(盧心)을 업고 열린우리당이 분가,민주당과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는 시점이어서 이날 회동에 관심이 모아졌다. 노 대통령의 동교동 방문에는 문희상 비서실장,유인태 정무수석 등이 수행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 등을 거론하면서 3분 가량의 짧은 인사말을 했다. 노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은 평생을 민주주의와 인권,한반도 평화와 민족통일을 위해 헌신해왔다"며 "대통령 재임중에는 IMF외환위기를 극복하고 햇볕정책을 추진해 남북간 화해협력에 큰 발자취를 남긴 세계적인 지도자"라며 각별한 예우를 표시했다. 김 전 대통령은 "한국은 남북문제의 당사자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비록 정치에서는 은퇴했지만 민족의 화해 협력과 평화를 위해서 할 수 있는 헌신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개관식에는 박관용 국회의장과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 박상천 민주당 대표,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등과 동교동계 출신 의원들이 참석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