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安商守) 남경필(南景弼) 원희룡(元喜龍)오세훈(吳世勳) 의원 등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 4명이 지난 2일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지구당위원장직 사퇴를 전격 선언함으로써 지구당위원장 사퇴 바람이 이어질 지 주목된다. 한나라당내 소장파 모임인 미래연대와 쇄신연대 소속인 이들 의원 4명은 2일 공동기자회견에서 SK비자금 100억원 수수에 대한 사과와 인적쇄신의 필요성을 지구당위원장직 사퇴의 변으로 밝혔지만 무게중심은 후자인 인적쇄신에 실려 있다. 지구당이 중앙당 및 시.도지부와 함께 `돈먹는 정치'를 유발하는 최대요인이라는 것이 이들의 내건 사퇴의 변이다. 그 보다 더 심각하게 인식하는 대목은 현역의원이 위원장을 겸하는 지구당을 그대로 둔 채 상향식 공천제를 아무리 실시해봤자지명도 높은 현역의원의 기득권 때문에 참신한 정치신인의 정치권 진입은 사실상 어렵다는 점이다. 따라서 소장파들은 지구당위원장직 사퇴로 기득권을 포기, 돈먹는 정치풍토를개선하고 공정한 경선을 통해 정치신인의 제도권 진입을 원활히 하는 물꼬를 트고이런 바람을 확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안상수 의원은 "지구당이 가장 돈 많이 먹는 조직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폐지로가야 하며 우리는 그런 차원에서 물꼬를 텄다"며 "우리 당이 먼저 정치개혁 차원에서 지구당위원장직 사퇴하고 공정한 경선을 보장함으로써 재창당 수준으로 적어도절반 정도 물갈이를 이루는 것이 정치개혁"이라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박근혜(朴槿惠) 의원은 "정치개혁을 하자는 말은 많았지만 실천을 하는데는 자기희생 없이는 어렵다"며 "이런 점에서 4분의 의원들이 몸으로 실천했다는 것은 훌륭하며 나도 기꺼이 동참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당내 소장파의원 모임인 미래연대와 쇄신모임은 4일 저녁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합동워크숍을 갖고 지구당위원장직 집단사퇴를 위한 서명운동 결의와 사퇴확산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서명운동이 결의될 경우 당 안팎에 적지않은 파장을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당내에선 소장파의 이런 움직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아 지구당위원장직 사퇴가 정치개혁을 이루는 물꼬가 될 지, 찻잔속의 태풍에 그칠 지는아직 미지수다. 최병렬(崔秉烈) 대표는 "젊은 의원 몇몇의 행동이 당의 대세를 이루겠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고, 이재오(李在五) 사무총장 겸 비대위원장은 "당에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당이 어려운 지금은 한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꼬집었다. 원외위원장단과 중진의원은 물론 소장파와 함께 물갈이를 주창해온 재선그룹의반응조차도 비교적 냉담한 편이다.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지구당운영에 매달 600만원에서 1억원 정도까지 든다는점에서 지구당제도 폐지가 혁명적인 정치개혁안이 될 수 있다"며 "그러나 뜻은 좋지만 사퇴하지 않는 사람은 부패하고 비겁한 사람으로 몰고가는 분열양상을 초래할 수있는 만큼 인기몰이식으로 해선 안된다"고 소장파를 비판했다. 이윤성(李允盛) 의원은 "지구당 위원장직 폐지문제는 시간을 갖고 장기적으로추진해야 할 사안이지 이런식으로 추진하면 자칫 이벤트성 `쇼'로 비쳐질 수 있다"며 "더욱이 SK비자금 등 대선자금 문제로 당이 풍전등화의 위기국면에 처해 있는데여기에 힘을 합치는 것이 당 소속원으로서 책무"라고 주장했다. 한 중진의원은 "위원장을 사퇴하면 당장 조직이 없어지고 선거사무실도 없어지는데 내년 총선을 어떻게 치르라는 말이냐"며 "인기를 모으기 위해 젊은 목소리를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문병훈 기자 b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