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을 방문중인 북한의 전 노동당 비서 황장엽씨는 31일 미 하원 레이번 빌딩에서 디펜스포럼측이 주관한 정례포럼에 참석,북한 민주화 방안과 북핵문제 및 북한실태에 대한 소신과 견해를 밝혔다. 이날 행사는 하원 레이번 빌딩에서 크리스토퍼 콕스 하원 정책위 위원장을 비롯한 의회관계 인사들과 제임스 릴리 전 주한 미대사, 이철승 자유민주민족회의 상임의장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찬을 겸해 약 2시간 동안 공개로 진행됐다. 황씨는 먼저 이날 북한 민주화 및 남북통일방안을 담은 오찬연설을 미리 식탁에 배포한 연설문으로 대체하고 곧바로 참석자들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이날 행사는 특히 우익보수 성향의 일부 재미 교포들이 잇따라 질문에 나서 김정일 체제 제거를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황씨가 미국에 본부를 둔 망명정부를 수립할 필요성을 제기, 이에 대한 황씨의 의중을 끈질기게 물어 눈길. 황씨는 이에 대해 "미국은 언론의 자유가 보장돼 있고 또 누구든 나름대로 질문을 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미국에 대한 망명 여부를 묻는 질문은 나에 대한 모욕"이라고 일축. 황씨는 "나는 결코 망명한 적이 없다"고 지적, "대한민국에 온 것은 내 조국에 온 것"이라면서 "김정일 제거에 미국의 도움과 지원이 중요하다고 내가 미국에 살겠는가"고 말해 박수. 황씨는 "비록 자기 나라가 가난하고 뒤틀어져도 그것은 자기의 조국이며 부모가 못나도 부모"라면서 "나에게 망명 여부를 묻는 것은 나를 모르는 것으로 나는 그런것을 생각치도 않고 있다"고 못박았다. 또 황씨는 미국 망명이 아니라 김정일 제거를 위한 본거지를 미국에 두고 전략적으로 투쟁할 용의가 없느냐는 물음에 "본거지를 미국으로 옮기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고 강조. 황씨는 미국내 북한망명정부 수립을 촉구하는 질문이 잇따르자 "대한민국은 우리 민족의 정부"라면서 "민족의 정부가 있는데 무슨 망명 정부를 세우는가"고 공박. 이어 황씨는 6자회담 전망,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사상, 미국의 대북정책등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같은 문제에 충분한 지식과 정보가 없다면서 대부분 답변의 초점을 북한 김정일 체제 제거의 당위성에 집중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