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성사여부도 불투명해보였던 2차 북핵 6자회담이 연내 개최 쪽으로 급진전되는 양상이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공동발표문을 통해 직접 대북 안전보장의사를 문서로 표명하는 등 2차회담 개최를 위해 대북 설득노력을 기울이고 있고,북한도 이에 호응하면서 6자회담 참여를 위한 절차를 밟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때문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국영 CCTV는 30일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이날 방북중인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의 예방을 받고북핵 해법을 논의하는 가운데 후속회담 개최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도 우 위원장의 방북을 보도하면서 "조선측은 6자회담이동시행동 원칙에 기초한 일괄타결안을 실현하는 과정으로 된다면 6자회담에 나갈 용의를 표시했다"며 "쌍방(북.중)은 6자회담 과정을 계속 이어 나가는 데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1차 6자회담 이후 줄곧 '6자회담 무용론'을 펴면서 '핵 억지력' 위협을 해온 북한이 '6자회담 참여 용의'와 '6자회담 과정 계속'이라는 명시적인 말을 사용한 것은처음이다. 이에 앞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지난 25일 중앙통신 기자 질문에 답하면서 "부시 대통령은...6자회담을 개최하자고 하였다고 한다. 우리는...그것을 고려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 데서 훨씬 진전된 것이다. 북한의 이같은 입장과 관련,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과 2차 6자회담 개최시기를 협의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다른 관계자는 "북한의 이야기는 매우 고무적인 '굿 뉴스'"라며 "이번 6자회담에선 실질 성과가 이뤄지도록 준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하는 등 2차회담 개최를 기정사실화했다. 북한은 이날도 `동시행동 원칙'과 '일괄타결'이라는 조건을 붙였지만 2차회담성사에 지장을 줄 만한 요소는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동시행동을 요구하고 있지만 표현이 그렇게 강하지 않은만큼 동시행동이 아니라면 회담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도 "미국이 말하는 순차적 해법은 북한이 요구하는 동시행동이라는 의미도 어느 정도 포함하고 있어 큰 차이가 없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우 위원장의 방북후 중국이 6자회담의 다른 참여국에 방북 결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2차회담 개최 시기와 장소, 의제 등 회담준비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7월 북.미 사이를 오가는 '셔틀외교'를 통해 1차 6자회담 개최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오는 10일께 방한할 예정이어서 이때 2차회담 대책에 대한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이빙궈 부부장은 김재섭(金在燮) 외교부 차관과 이수혁(李秀赫) 차관보, 위성락(魏聖洛) 북미국장 등을 만날 예정이다. 정부는 2차 6자회담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시기에대해선 아직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그러나 준비시간을 감안할 때 12월 초순께 개최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