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을 방문중인 황장엽(80)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29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미국 방문에 대해 "한국과 일본, 미국 등 3국의 대북 공조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황씨는 이날 오후 미국 상원 하트빌딩의 샘 브라운백(공화 캔자스주) 상원의원집무실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미국을 방문한 목적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방문은미국을 중심으로 한미일 3국의 민주주의적 공조, 협조, 동맹 강화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미국측에 무엇을 얘기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방금 얘기하지 않았느냐"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민주주의적 동맹을 강화하자는 것"이라고말했다. 브라운백 의원과 존 매케인(공화 애리조나주) 의원 등 미국 상원의원들과 만나기 위해 상원 빌딩을 방문한 황씨는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 여부를 묻자 "나는 직접 보거나 경험한 것만 얘기하겠으며 잘 모르는 사항을 추측으로말하고 싶지 않다"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는 지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황씨는 이날 방문 예정 시간보다 조금 늦은 오후 5시10분께 브라운백 의원의 집무실에 미국 국무부 외교경호팀의 경호를 받으면서 도착했다. 황씨는 기자들의 질문에 간신히 들릴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으나 건강은 좋아보였다. 황씨는 기자들에게 "여러분들이 이렇게 북한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브라운백 의원은 "황씨를 만나는 이유는 최고위층 탈북자를 직접 만나 북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고 일어나고 있는 지를 제3자를 거치지 않고 직접 듣기 위한 데 있다"면서 "황씨를 청문회에 나와달라고 초청했으나 공개적인 행사에 나가기를 꺼리고 사적인 자리에서 만나는 편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브라운백 의원은 "특히 김일성, 김정일에 관한 정보와 내부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인권상황 등에 관한 얘기를 듣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30일로 예정돼 있던 상원 외교위원회 아태소위 청문회는 다음달 4일로 연기됐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