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이후 두문불출하다가 지난 25일 차남 결혼식참석차 외출했던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가 다시 옥인동 자택의 대문을 굳게 닫았다. 이 전 총재는 첫 외출이후 27일까지 성당 미사 참석을 제외하고는 자택에서 독서와 구상으로 소일하면서 SK비자금에 대한 입장표명 시기, 수위 등 대처 방안에 대한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선 특히 26일 김영일(金榮馹) 전 사무총장이 `내가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회견한 데 이어 27일엔 최병렬(崔秉烈) 대표가 거듭 국민에게 사과한 만큼 이 전총재도 입장표명을 계속 늦추기가 부담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전 총재는 두 사람의 회견에 대해 사전, 사후 보고를 받고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한 측근은 "김 전 총장과 최 대표도 사과한 만큼 이 전 총재의 마음은 훨씬 더착잡하지 않겠느냐"면서 "일단 검찰수사를 지켜본 뒤 그때가서 입장을 밝힐 필요가있다고 판단되면 한 말씀을 하시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한편 이 전 총재의 일부 측근은 최 대표가 대선자금에 대한 전면.무제한적인 특검수사를 주장하면서 "각 정당과 대선후보들은 당락에 관계없이 사법적, 정치적으로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최 대표가 굳이 `당락에 관계없이'라고 표현한 것이 낙선자인 이회창(李會昌)전 후보의 책임부분도 염두에 둔게 아니냐는 해석이 일부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근본적으로 대통령을 초점에 둔 것"이라면서 "대통령도문제있으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며 다 해보고 탄핵하거나 하야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최 대표는 `결국 이 전 총재도 책임있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냐'는 질문에 "내가 아는 바로는 이 전 총재와는 일체 관계없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이 전 총재 심정도 착잡할 것이다. 자신은 돈과 전혀 관계없이 유세나 다녔다고 해도 이런 문제에서..."라면서 "적당한 때를 봐서 그분도 국민들 앞에 모양을 갖춰 얘기할 것 아닌가. 그게 바로 도의적 책임을 지는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