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25일 미국이 제의한 '다자틀내 서면 안전보장' 방안을 고려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6자회담 후속회담에 나설 입장이 정리된 것으로 판단하고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날 발표에서 동시행동 원칙을 고수했고 다자틀내 안전보장이란 점을 분명히 하지 않았으나 미국의 제안을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고려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 김성한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언급한 안전보장에 대해 북한은 이제 다자틀이건, 양자틀이건 논의할 의사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부시 대통령의 아.태경제협력체(APEC)에서의 제안으로 북한에 공이 넘어간 상태였는데 북한이 이를 되받아 쳤다. 북미 양측이 입장을 조율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고 2차 6자회담 개최 가능성도 아울러 상당히 커졌다. 북한의 전략가들은 통상적으로 미국에 90% , 그이외 국가들에 10% 정도 비중을두고 대외 전략을 추진해왔고 미국과의 문제가 해결되면 모두 풀린다고 보기 때문에다자틀과 양자틀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비중을 두고 해석할 부분이 아니고 북한이받아들이겠다는 뜻으로 보면 된다. 그동안 북한이 북미 불가침 조약만을 요구해온 점에 미뤄 오늘 발표는 매우 진전된 입장이다. 북한이 동시행동원칙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것은 안전보장만을 받아내겠다는뜻이 아니고 북한이 핵포기 선언에서 북미 정상화까지 이르는 복잡한 과정에서 주고받기식으로 모든 것을 얻어내겠다는 것이다 북한의 동시행동원칙은 4월 베이징(北京) 3자회담과 8월 6자회담에서 주장한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 =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불가침 조약 방식의 안전보장은불가능하다고 천명했고 북한 역시 미국내 법적 절차 등으로 미뤄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 북한이 불가침 조약을 요구해왔고 안전보장 문제를 고려할 의사가 있다는 발표한 점은 일단 자신들의 강한 입장을 세워놓고 협상과정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최대한 받아들이겠다는 내부 방침이 정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이 오늘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미국의 안전보장을 고려할 용의가 있다고 발표한 것은 이번 (부시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할 경우 임기내 대화가 어려울 것이란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다. 북한이 다자틀이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일단 북미 양자협상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안전보장을 받아낸 뒤 6자회담에서 다자간 안전보장을 담보받는 절차를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안전보장 형태를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은 곧바로 6자회담에서 다자틀내 안전보장 방안을 고려했을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북한은 결국 6자회담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본다. 북한은 이미 이라크 전쟁에서 확인했듯이 미국이 불가침 조약을 맺을지라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침공할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북한이 다자틀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데는 다자틀이 자신들에게 불리하지 않고 미국의 독자적인 행동을 구속할 수도 있으며 북한이 절실하게 원하는 경제재건 등도다자틀속에서 풀어나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과 북한간 뉴욕 채널이 다시 가동되고 있으며 북한이 뉴욕 접촉과정에서 일단 미국의 의지를 파악한 뒤 내부적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오늘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