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선때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던 `노무현후보 캠프'가 민주당 분당과 재신임 정국이라는 정치적 격변 속에서 서로 갈등을 빚으며 여러 갈래로 쪼개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노 후보 진영의 이같은 `조기' 분열엔 노무현 캠프가 본디 `끈끈한' 인연을 바탕으로 묶인 게 아니라 정치이념 위주로 `느슨한 연대' 형태였다는 점과 노 대통령의 지지도가 출범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캠프'의 자중지란은 특히 노 대통령의 386 최측근으로 통하는 이광재(李光宰)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안희정(安熙正) 전 민주당 전략연구소 부소장을 가운데에 두고 공방을 벌이는 양상이다. `열린우리당' 내에선 대선후보 경선 때 노무현 후보를 현역의원으로는 가장 먼저 홀로 지지했던 천정배(千正培) 의원이 이광재 실장을 `정보를 독점하는 실세'로지목, 경질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노 후보 언론특보를 지낸 장세환씨가 문재인(文在寅) 민정수석과 정찬용(鄭燦龍) 인사보좌관, 이호철(李鎬喆) 민정1비서관을 `청와대 3인방'으로 꼽아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또 이충렬 전 후보 국제특보는 24일 일부 언론과 전화통화에서 "이광재, 안희정이는 민주세력내 `육사 11기'로, 선배들을 밀어내고 노 대통령에게 부담만 지웠다"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노캠프의 조직팀장이었던 김동수(金同洙) 우리당 발기인단 집행위원은 25일 "캠프에 잠시 몸담은 것을 갖고 노 후보 측근이니 선배니 하고 떠들어댄다"며 "총선에 나가려는 사람들이 하이에나처럼 동료를 들이받고 죽여서 한번 커볼려고하는 짓"이라고 공박했다. 그는 "특히 특정 언론을 빌리는 치졸한 언론플레이 행태를 보면 한나라당의 구정치인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직격했다. 익명을 요구한 노캠프 출신의 한 당직자는 "이광재, 안희정씨를 공격하는 시점이 분당 이후나 재신임 정국 돌입 이후란 점 때문에 자칭 선배라는 이들의 순수성이의심받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당' 밖에선 민주당 유종필(柳鍾珌) 대변인이 노캠프 공격에 앞장섰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때 공보특보를 지냈던 유 대변인은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들의 속사정과 노캠프의 뒷얘기까지 들춰내며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의 당선 전 후원회장이었던 이기명(李基明)씨가 "유종필씨영혼은 어디 있느냐"고 반격했지만, 유 대변인은 "스토커같이 따라붙는다"고 다시역공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