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5일 오전 4당 대표와의 연쇄회동 첫 순서로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와 만나 재신임 국민투표, SK비자금사건, 이라크 파병문제 등 정국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다음은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이 전한 노 대통령과 김 총재의 현안별 발언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김 총재 = 국민투표 제안을 거둬줬으면 한다. 위헌소지가 있고 (유신때 경험을 말하며) 75년에 했는데 상황변화가 없었다. 불필요하게 국고가 낭비될 수 있다. ▲노대통령 = 나라를 생각해 해준 것으로 본다. 제의는 제뜻대로 했으나 거두는 것은 제 마음대로 못한다. 논의를 해보겠다. (처음 재신임 문제 제안했을 당시 상황을 얘기하며) 지지율이 30%밖에 안되고 측근비리가 터져 심판을 받고 싶었다. 지금처럼 여론조사에서 재신임쪽이 높을 줄 몰랐다. 정치권이 빨리 합의해줬으면 한다. ▲김 총재 = 국민이 우매한 것 같지만 현명하다. 국민투표해도 찬성이 많다. 실제 해도 큰 변화는 없다. 결심해 결단을 내려달라. ▲노대통령 = 결론이 모아졌으면 좋겠다. ▲김 총재 = 국민을 이해시켜야 하고 조국을 위해 최선이 무엇인지 생각해 결정해야한다. ▲김 총재= 시민들을 만나 이야기 들어보니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하더라. ▲노대통령 = 이 문제와 관련해 검찰이 대통령 눈치를 안본다. 마음먹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말린다고 들을 문제가 아니다. 말릴 생각도 없고 검찰도 눈치 안보고 소신껏 하도록 지켜보겠다. ▲김 총재 = 대통령도 자유롭지 못하니 사면이 어떠냐고 한나라당이 말하던데 얼버무리는 것 좋지 않다. 주변상황과 관련없이 척결해야 한다. ▲노대통령 = 고해성사는 되지도 않고 해도 국민이 믿지 않을 것이다. 이런 일이 없었으면 모르되 나왔으니 철저히 수사하고 수사후 처리는 국민에게 맡겨야 한다. 국회에서 선거자금 등 정치개혁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김 총재 = 국회를 존중하는 의사를 피력해 주기 바란다. 그러면 미력이나마 성의 다해 도울 것이다. 국민을 잘 달래달라. 결심해서 미래지향적으로 처리해달라. ▲김 총재 = (독일대사 만나 한 이야기를 하며) 폴란드가 파병한 이유를 말했다. 프.독.러에 의해 폴란드가 피해당했던 역사를 이야기하며 미국이 그런 것에서 폴란드 구해줬는데 미국이 어려울 때 도와주는 것이다. 6.25 때 미군이 4만 죽고 15만 부상당했는데 파병 결단 내린 것 잘했다. ▲노대통령 = 고맙다. 국민합의를 위해 국회 논의가 필요하다. 공격거리는 파병이외에도 많다. 파병으로 각을 세우는 것은 무리다. 싸우더라도 협력할 사항이 파병이다. 각 당의 입장을 잘 정리하는 게 필요하다. ▲김 총재 = 어쨌든 너무 서둘지 말고 내년초쯤 파병되면 되지 않겠느냐. ▲노 대통령 = 적절하고 명확한 격려 말씀에 힘이 난다. ▲김 총재 = 크게 힘이 못돼 미안하다. 권력 주변에 오래 있어 결단의 어려움 안다. 오죽했을까만은 (재신임 투표) 결정을 재고하기 바란다. 신임받더라도 반대성향 바뀌지 않는다. ▲노대통령 = 재신임 국면 동안이라도 국정을 차질없이 열심히 챙기겠다. ▲김 총재 = 하나둘씩 합리적으로 처리해 나가길 바란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kbe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