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가 작년 대선때 당 재정위원장이었던 최돈웅(崔燉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기업에 전화하는 등 돈문제에 지나치게 나서지 말라'는 내용의 경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원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한나라당 심규철(沈揆喆) 의원은 22일 연합뉴스기자와 만나 "이 전 총재가 지난 대선 당시 최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네가 몇 군데 전화하고 그런 모양인데 돈 문제에 지나치게 나서지 마라'고 경고했다고 최 의원이 말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발언은 이 전 총재가 측근이나 당소속 의원들의 비공식 대선자금 모금에 제동을 건 것으로 해석되지만 한편으로는 당의 대선자금 모금과정 등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음을 시사한 것으로도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어서 주목된다. 심 의원은 그러나 "(최 의원이 받은 SK비자금은) 이 전 총재한테는 안간 것으로 보인다"며 "(이 전 총재가) 돈 문제에 결벽증이 있는 분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 의원이 대선기간 쭉 강원도에 있었지만 몇군데 `당이 어려우니 도와주라'고 전화는 했다더라"고 전하면서 "그러나 최 의원은 SK쪽에는 직접 연결되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 의원은 검찰 출두전인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SK측에 (후원금을) 부탁하지 않았지만 당 후원회를 개최하면 100여개 업체를 나눠서 후원금을 내달라고 전화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문병훈 기자 b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