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1일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폐막 후 한러 정상회담과 동포간담회를 갖는 것으로 3일간의태국방문 일정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 노대통령 "국민이 중심잡고 있다" = 0...노 대통령은 저녁 숙소인 쉐라톤 호텔로 동포 200여명을 초청,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북핵과 재신임 등 국내 정치상황에 대해 "걱정말라"는 말을 연발하며 `불안감'을 달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송기영 한인회장은 인사말에서 "나라를 위한 일념에 늘 노심초사하는 대통령 내외분께 뜨거운 성원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국 동포나 재외 동포나 지금은자기 일보다는 나라 전체의 일을 위해 살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박수를 많이 쳐주니 가슴이 찡하다"며 "여러분 표정에그래도 약간 어두운 그늘이 있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노 대통령은 동남아지역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인해 겪었을 어려움에 대해 위로하고 "이제 고국에 대해 북핵문제때문에 어찌될지 걱정이고, 대통령도 좀 걱정스럽게 보이죠"라고 참석자들의 `그늘'을 해석했다. 이어 노 대통령이 "심정 잘 이해하지만 다 잘 될 것 같다"고 말하자 참석자들은박수로 격려했다. 노 대통령은 "이제 한국의 민주화 과정은 문화를 바꾸는 것"이라며 "제도적으로는 완전히 민주화가 돼 보기에 따라선 대통령이 힘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난 87년상황이 `태풍'이라면 지금은 파도가 조금 치는 수준이므로 걱정말라"고 안심시켰다. 또 재신임 국민투표를 의식, "한국의 정치, 경제 모든 게 선거 한번 치르고 대통령 하나 바뀌는 것으로 흔들릴 만큼 허약하지 않다"며 "국민이 땀 흘려 노력하고경제를 쌓았고 민주주의를 위해 열심히 싸워오며 중심을 잡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APEC 정상외교 성과에 대해 "마음에 모자람이 없이 흡족하다고 표현해도 좋다"고 말하고 "여러분이 존경받고 성공하는 게 바로 애국하는 길이니 열심히 해달라. 저도 돌아가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 한러 정상회담 20분 연장 = 0...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간 상견례를 겸한 정상회담은당초 45분간 예정됐으나 "굉장히 우호적이고 진지한 분위기에서 아주 솔직하고 폭넓게 의견을 교환하다보니" 20분간 더 길어졌다고 반기문(潘基文) 청와대 외교보좌관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푸틴 대통령이 로슈코프 외교차관을 북한에 특사로 보내 6자회담 성사를 위해 노력하는 등 북핵 해결을 위한 협력을 언급하며 각별히 사의를 표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지난 베이징(北京) 6자회담은 유용한 만남이었고, 계속하는 게 바람직하며 이를 위해 러시아도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고 "러시아는 한반도 인접국으로,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1904년 러일전쟁 과정에서 `바리악'호가 인천 앞바다에서 피침됐을 때 한국인들이 선원들을 도와주고 장례도 치러준 사실(史實)을 소개하면서 "내년2월 관련 기념행사를 가질 계획"이라며 협조를 요청했고, 노 대통령은 "계획을 전달해 주면 협조하겠다"고 화답했다. (방콕=연합뉴스) 조복래 고형규기자 cbr@yna.co.kr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