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영변 5MW 원자로의 폐연료봉(사용후 연료봉) 8천개 가운데 지금까지 30%가 넘는 2천500개 정도를 재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21일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폐연료봉 8천개 중 현재 2천500개 가량을 재처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고위당국자는 "북한이 2∼3개월 전에 500개 가량 재처리했던 점을 감안하면최근 2∼3개월 사이에 2천개를 추가로 재처리했다고 볼 수 있다"며 "재처리 작업은계속되지 않고 일정 기간 이어졌다 중단됐다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7월 8일 북한이 비공식 뉴욕 접촉을 통해 `8천개 폐연료봉 재처리 완료'를미국에 통보했다고 밝힌 이후 지금까지 한미 양국의 고위관리 가운데 북한의 폐연료봉 재처리 규모를 이같이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그러나 IAEA(국제원자력기구)는 북한의 재처리한 폐연료봉 개수를 한미 정보당국이 파악한 수치보다 다소 적은 2천개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이에 앞서 한미 양국 정부는 북한지역에서 플루토늄 추출시 나오는 크립톤-85가스를 탐지, 북한이 폐연료봉 재처리 작업에 착수했을 것으로는 추정해왔으나 공식으로는 이에 대한 언급을 회피해왔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폐연료봉 8천개(50t)를 모두 재처리할 경우 무기급 플루토늄 24∼32㎏을 추출, 3∼5개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관련, 북한은 지난 7월 8일 `폐연료봉 재처리 완료 통보' 발언 이후 ▲추출한 플루토늄을 핵억제력 강화 방향으로 용도 변경(10월 2일 외무성대변인 담화) ▲때가 되면 핵억제력의 물리적 공개조치 취할 것(10월 16일 외무성대변인의 조선중앙통신 회견) ▲핵억제력 강화는 때가 되면 실물로 증명하게 될 것(10월 18일 외무성대변인 담화)이라고 핵 관련 발언의 수위를 계속 높여 나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유 기자 l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