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합신당과 민주당 일부 의원 중심으로 정치권에서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대북특사 제안 등 `DJ 역할론'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 김 전 대통령측은 언짢은 기색이 역력하다. 그같은 제안이 `순수'하거나 `진정'어린 것보다는 김 전 대통령을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에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게 DJ 측의 판단으로 보인다. 김한정 비서관은 21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6자회담등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남북관계가 계속 평화적으로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치권이 협력해 주어야 할 시점에 정치권에서 이런 제의가 나오는 것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한 측근은 "정치권이 정말 김 전 대통령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조용히 일을 추진하는 것이 도리인데, 이렇게 떠들어 대는 것은 다른 생각이 있기때문 아니겠느냐"고 `정치적 계산'을 경계했다. 통합신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호남표심 잡기의 일환으로 `DJ모시기'에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인식인 동시에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가의 원로인김 전 대통령을 호남표심 잡기에 끌어들여 특정지역 정치인으로 전락시키지 말라는경고도 포함돼 있다. 이와 관련, 김한정 비서관은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며 "김 전 대통령과 정치를 결부시키지 말아 달라"고 김 전 대통령의 `탈 정치'를 강조했다. 다만 남북관계가 악화되거나, 계속 답보상태를 면치 못할 경우 남북관계의 평화적 해결 노력으로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한 국가원로로서 역할은 할 수도 있다는 것이김 전 대통령측의 생각으로 보인다. 앞의 측근은 "취지 자체야 나쁜지 않다고 본다"며 "다만 시기적으로 신중치 못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달 3일 개관을 앞둔 `김대중 도서관'측은 정치인들에게도 초청장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서관 운영위의 한 관계자는 "주최측인 연세대에서 정치.경제.사회.언론의 지도급 인사들에게 초청장을 발송한 것으로 안다"면서 "정치권으로는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그리고 4당 대표에게 초청장이 발송됐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