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그동안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을 남한 내부 문제가 아닌 민족의 자주적 문제임을 거론하며 강력한 반대입장을 밝혀 왔다. 지난 9월 중순 미국 행정부가 한국정부에 추가 파병을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자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논평을 통해 '남조선 당국은 미국의 추가파병 요구를배격하는 자주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도 성명(10.4)을 통해 "우리는 동족으로서 응당말해야할 민족적 권리를 가지고 있다"며 "동족을 미군의 총알받이로, 미국의 대리전쟁의 돌격대로 희생시키려는 무모한 행위를 무조건 걷어치울 것을 강력히 주장한다"고 이라크 파병 반대 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북한은 '이라크 추가파병 반대 비상국민행동', '천주교 인권위원회', '대한불교청년회' 등 남한 내 시민.종교단체들의 파병 반대 시위를 관영보도매체를 통해 연일보도하며 지대한 관심을 표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은 이라크 주둔 미군의 사망과 이라크 주민들의 희생 등을 외신보도를 인용해 논평 없이 보도하고 있다. 북한의 평양방송(10.14)은 "이라크 항쟁 세력이 하루 평균 20차례 이상 미군을공격하고 있다"며 "6일 바그다드 외곽 라마디시와 북부 티크리트 등에서 4명의 미군이 죽고 여러 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평양방송은(10.16) 또 "지금까지 이라크 주둔 미군에서 14명의 자살자가 발생했고, 현재 조사 중에 있는 12건의 사망사건도 자살로 추정되고 있다"며 "자살의 원인은 장기주둔에 따른 정신적 고통과 생명안전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고 주장, 이라크 현지의 열악한 사정을 전파하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북한의 이러한 보도는 '이라크 파병은 곧 희생자 발생'이라는 논리를 펴 남한파병반대 여론을 조성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환 기자 ki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