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0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재신임' 발언과 관련, 발언 배경에 의구심을 표하면서도 "대통령 스스로 제기한 이상 피해갈 수 없다"며 `국민투표에 의한 조기 재신임'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이날 낮 여의도 당사에서 최병렬(崔秉烈)대표 주재로 긴급 상임운영위원회의를 열어 노 대통령의 재신임 언급에 따른 대응책을 숙의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이 내년 총선을 겨냥한 선거전략 차원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다며 발언배경을 예의주시하면서도 노 대통령과 측근들에 대한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최 대표는 상임운영위원회의에 앞서 "이제 노 대통령에 대한 재신임은 기정사실화됐다"며 "대통령 스스로 재신임을 받겠다고 한 이상 피해갈 수 없는 사실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대통령이라는 것을 인식한다면 무조건 끌고 갈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재신임을 받는다면 국민투표 이외에 무슨 방법이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홍사덕(洪思德) 총무는 "대통령이 예상밖의 말씀을 워낙 자주하기 때문에 재신임 발언에 크게 놀랄 것도 없다"며 "노 대통령이 말하는 재신임이 프랑스 드골 대통령이 실시했던 국민투표 방식이라면 내년까지 갈 것없이 연내에 하는 게 어떠냐"고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노 대통령의 말이 내년 총선때 자기가 만든 당에 안정의석을 확보해달라는 선거전략 차원이라면 절대로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남경필(南景弼) 상임운영위원은 "지지도가 바닥인데도 측근들의 비리로 도덕성이 추락할 위기에 처함에 따른 조급함과 노 대통령 특유의 가벼움이 합해져 대통령으로서 할 수 없는 언행을 계속 하는 것"이라며 "국정운영을 노 대통령과 그 지지세력에게 맡겨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이 바라보기에 노 대통령은 불안하다"며 "그러나 이 문제는 위기 반전을 위한 전략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는 만큼 크게 무게를 싣는 것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기자 choinal@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