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은 좀 튀면 안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연일 돌출 발언과 행동을 보였던 최낙정 해양수산부 장관이 취임 13일 만에 경질됐다. 지난달 19일 현 정부 들어 최초로 현직 차관에서 장관으로 승진했던 터여서 상당수 공무원들은 놀라운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안정과 품격 유지가 공무원의 기초적인 덕목인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장관에 기용된 최 장관이 너무 멀리 나갔다"며 경질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있다. 최 장관의 경질은 이날 낮 정찬용 청와대 인사보좌관이 노무현 대통령의 집무실로 들어갈 때 감지됐다. 이에 앞서 고건 총리는 시중의 여론을 탐색하면서 최 장관의 교체를 염두에 두고 '경질 건의'를 청와대측과 협의해왔다. 고 총리는 해수부 장관에 임명된 뒤 몇차례나 거듭된 최 장관의 언행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으며 "대통령은 오페라 보면 안되는가"라는 발언 이후 직접 1차 경고를 했다고 총리실이 전했다. 최 장관은 지난주 국무회의에서는 '국무위원들이 육탄으로 대통령을 보호해야 한다'는 요지로 사전 원고를 준비해와 '낭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대화와 토론' 정부에서 젊은 장관이 '충성과 아첨'에 나서는 것처럼 보여 보기에 민망했다고 말했다. 결국 고 총리의 건의를 받아들여 노 대통령은 "장관인사를 잘못했다"는 비판을 무릅쓴 채 최 장관을 해임했다. 취임 13일 만에 물러난 최 장관을 놓고 정치권과 여론 일각에서는 "코드인사가 낳은 결과"라며 "차제에 노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에 근본적인 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윤성식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해 국회가 임명동의를 거부한 뒤 바로 노 대통령의 손발격인 부처장관이 적절치 못한 말과 행동으로 13일 만에 경질되면서 노 대통령의 인사정책은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감사원장 인사도 한층 어렵게 됐다. 허원순·정종호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