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최근 베트남에 잇따라 시찰단을 파견하는가 하면 지금까지 무시해왔던 중국의 개혁 개방정책을 부분적으로 평가하는 등 실리주의를 모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산케이(産經)신문이 1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8월 중순 류성림(柳聖林) 대외문화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기술 관료 12명을 베트남에 파견했으며 이들은 현지에서 도이모이(쇄신)에 관한 연수를 받고 귀국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9월 초에는 오경철(吳慶哲) 무역부 과장을 비롯한 5명이 베트남을 방문했으며 최고인민회의 법률대표단도 8월 하순께 베트남을 방문해 경제개방 이후의 법정비에 대해 연구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북한은 작년 7월 ▲식량 이외의 배급제 폐지 ▲물가, 임금 대폭 인상 ▲공장의 독립채산제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하는 경제관리 개선조치를 취했으나 물품 부족으로 농민시장 등 공인 시장에서 극심한 인플레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베트남도 도이모이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지적하고 북한 대표단의 잇단 베트남 방문은 이런 과정을 극복한 베트남의 경험을 배우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 게이오(慶應)대 교수는 "북한은 중국식 개혁 개방을 너무 자본주의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하고 "베트남 방식이 북한의 실정에 더 맞는 것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또 북한 노동신문은 9월 8일자에 중국의 경제정책을 "개혁 개방"으로 표현하면서 이를 평가하는 논평을 게재했다고 전하고 이는 지금까지 자본주의적 이미지가 강하다는 이유로 `개혁'이라는 표현을 꺼려온 북한이 중국의 개혁 개방정책을 평가하기 시작한 변화의 조짐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도쿄=연합뉴스) 이해영 특파원 lh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