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이라크 주둔 다국적군의 일환으로 5천여명 규모의 사단급 부대를 이라크에 추가 파병해 줄 것을 한국측에 요청한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한국측이 추가파병 요청을 받아들일 경우, 사단급 다국적군을 지휘할 한국군 소장의 관할 아래 다른 몇 개 국가의 파견병력을 편입시켜 이라크 특정지역에 영국 다국적군, 폴란드 다국적군과 별도의 다국적군 사령부를 설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현재 한국을 비롯, 14개국에 이라크 추가 파병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한국측이 파병을 결정할 경우, 이들 다른 파병국 병력과 다국적군을 조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정통한 워싱턴의 외교군사소식통이 말했다. 그는 "미국이 한국에 사단급 파병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며 "이 경우, 사단급은 1만5천여 병력의 '풀(full) 사단'이 아니라 사단사령부 휘하에 1개 연대병력과 몇개 대대병력을 갖춘 '결여된 사단(사단 마이너스)'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한국군 파병이 이뤄질 경우, 경(輕)보병과 중(中)보병 및 중(重)보병 가운데 경보병 사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한국군 파병문제에 대한 결정 및파병규모와 병력 및 편제 등은 10월 6-8일 서울에서 열리는 미래한미동맹 정책구상실무회의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차영구 국방부 정책실장을 비롯, 위성락 외교통상부 북미국장, 서주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기획실장 등 한국측 대표단이 이번주 워싱턴 방문을 통해 미 국방부와 국무부 당국자들과 한국군 파병문제를 집중조율, 미측의 요청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우리측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군 파병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한미 워싱턴 실무회담은 모든 게 현재 좁혀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좋은 방향"이라고 말해 한국군 파병현안 논의가 상당한 진전을 이뤘음을 내비쳤다. 양국은 25일에 이어 26일 워싱턴에서 한국측에서 차 정책실장, 위 북미국장, 서전략기획실장 등이, 미국측에서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 리처드롤리스 미 국방부 부차관보, 백악관 산하 국가안보회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군 파병문제에 대한 실무차원의 협상을 계속했다. 한국측 대표단은 이와 함께 폴 울포위츠 미 국방부 부장관과도 만나 한국군 이라크 파병문제를 집중 조율했다. 한국측은 이 자리에서 주한 미 제2사단 재배치문제에 언급, 2사단의 후방이전 등 주한미군 재배치가 상당기간 늦춰지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대표단은 이와 함께 북핵 6자회담 재개와 관련, 미국측이 보다 유연한 입장을 갖기를 기대한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져 한국측이 이라크 파병문제와 함께 주한미군 재배치 및 대북현안을 병행 논의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