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TV가 이라크와 관련된 일부 내용에 한해미제로 표현하고 다른 대부분 내용은 미국으로 언급해 많이 바뀌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최근 영호남 3개대 총장과 함께 북한을 다녀 온 영남대 이상천(李相天) 총장이26일 대학 총장으로서 북한주민들의 생활상과 북한사회의 실상에 대해 느낀 바를 피력했다. 이 총장은 북한 호텔에서 TV뉴스를 시청하면서 미국에 대한 북한의 공식 명칭이바뀌고 있는데 대해 놀랐다면서 특히 북한 교육당국이 학생들에게 영어공부를 집중적으로 시키고 있는 데 대해 더욱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방문과정에서 북측에도 자본주의가 퍼지기 시작했음을 직감했다고 밝혔다. 방북기간에 평양에서 고속도로 같은 도로를 이용해 자동차로 2시간을 달려 묘향산을 갔는데 마주오는 차량이 채 10대도 되지 않았으며 평양시내에도 우리와 비교해차들이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전했다. 또한 묘향산 가는 길에 안주라는 도시를 거쳐 갔는데 30층짜리 높이의 아파트수채가 멀리서는 꽤 괜찮아 보였지만 가까이 가 보니 페인트칠을 하지 않은 채 시멘트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등 생활이 열악한 편이었다고 소개했다. 이로미뤄 경제수준이 남한이 한강이라면 북한은 실개천 수준으로 모든 부분이경쟁이 안되는 것 같았다고 이 총장은 밝혔다. 투숙한 평양 고려호텔에는 미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의 지역전화번호가 적혀 있었으나 한국만 빠져 있는 게 눈길을 끌었다면서 호텔 지하술집에서 맥주하고 들쭉술을 조금 마셨는데 술값이 38만원이나 나오고 방값도 하루에 19만원에 달해 외국인을대상으로 한 물가는 비싼 편이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올해 남한은 태풍과 잦은 비로 대흉작이지만 북한은 9년만의 풍년이라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그러나 남측이 지원한 밀가루 등으로 간식용 빵을 만드는평양의 빵공장을 견학하고 왜소한 주민들을 보니 애처로운 생각이 절로 들었다고 말했다. 북한주민들은 너무 순박하고 우애가 깊었으며 스승에 대한 존경심도 대단했다면서 버스에서는 젊은이들이 노인들에게 서로 자리를 양보하는 등 예의 바른 모습을보였다고 소개했다. 안내원들은 정몽헌 회장 자살 소식 등 남한 실상을 잘 알고 있었으며 남한 대통령 가운데는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을 `북핵 위기를 과장했다'는 이유로 유독 싫어했다고 전했다. 또한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이 영남대 도서관을 21층으로 지으려다가 김일성대 도서관이 22층이어서 한 층을 높여 22층으로 지었다는 풍설에 따라 김일성대를둘러보니 가장 높은 사회학부 건물이 22층이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북한은 모든 부문에서 남한에 게임이 되지 않는 것 같았다면서 우리가 너그럽게 포용하고 이해해 민족 공존.공영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다면서 말을 맺었다. 한편 이 총장은 동아대 최재룡 총장, 조선대 양형일 총장, 원광대 정갑원 총장등과 함께 `북한동포 담요보내기 운동'의 현지성과 점검을 위해 지난 16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했으며, 김일성대와 스포츠교류 등 남북 대학간 교류를 하기로 했다. (대구=연합뉴스) 문성규 기자 moonsk@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