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 추가파병 요청 경로와 파병 규모 등을 놓고 각종 보도와 관측이 엇갈리면서 혼선을 빚자 결국 정부가 나서 `진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지난 9일 국방부가 미국의 이라크 추가 파병요청 사실을 공식 확인한데 이어 청와대와 외교통상부, 국방부 관계자들의 발언을 통해 추가 파병의 윤곽이 드러남으로써 `제2차 이라크 파병' 문제는 본격적인 공론화 단계에 진입한 셈이다. ◇파병요청 경로 지난 3∼4일 서울에서 열린 미래 한미동맹 조정회의 참석차 방한했던 리처드 롤리스 국방부 부차관보와 크리스토퍼 라플레어 국무부 부차관보가 토머스 허바드 주한 미국대사와 함께 청와대를 방문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반기문(潘基文) 외교보좌관 등을 만나 국군의 이라크 추가파병을 처음으로 공식 요청했다. 또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폴 울포위츠 미 국방장관이 윤영관(尹永寬) 외교통상부 장관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이라크 재건사업 과정에서 많은 나라들의 추가지원이 필요하고 한국도 지원해줬으면 좋겠다"며 이라크 파병을 암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례적으로 윤 장관을 만났을 때도 이라크 파병 문제를 요청했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으나 청와대와 외교부는 이에 대해 공식 부인했다. ◇파병 규모 미국은 독자적인 작전수행 능력을 갖는 경보병(light infantry) 부대의 파병을 요청하면서 이라크 주둔 폴란드 사단을 예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라크 주둔 폴란드군은 19개국 소규모 병력을 편입, 1개 사단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미국은 한국에게도 완전한 규모의 사단병력(1만명 안팎)이 아니라 경보병 병력은 여단(3천∼4천명)으로 하되, 사단사령부와 통신, 행정, 수송 등 일부 지원병력을 더한 규모를 요청한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미국과의 추가협의 여하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국군 파병 규모는 전투병과 지원병력을 포함해 대략 5천∼7천명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 국군병력은 사단사령부와 경보병이 주축을 이루면서 다른 국가의 소규모 병력을 편입, 독자적 작전능력을 갖춘 `한국사단(Korean Division)'을 구성, 특정 지역을 전담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단이란 편제가 국군에서는 특전사 등에서 쓰이지만 미국측이 경보병 부대라고 지칭한 만큼 일반 보병 부대의 파병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