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가 8일 내년 4월 제17대 총선 출마를 희망하거나 준비중에 있는 등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예비후보들을 집계한 결과, 전국 227개 선거구에서 모두 1천95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돼 평균 8.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혼전 = 이같은 예비 경쟁률은 앞으로 일부 출마 예상자들이 정리되면서 실제 경쟁률은 낮아질 것이나, 세대교체 바람을 탄 정치신인들의 도전이 어느때보다 거센 점이나, 민주당의 분당 등으로 인한 다당구도 출현 가능성, 상향식 공천제 등으로 인해 최근 총선 가운데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일 것이란 전망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게다가 한나라당 내부의 소장.중진간 세대교체 논란, 민주당 신.구주류의 분당 사태 등은 종래의 여야대결이라는 단순구도를 넘어 혼전 양상을 빚고 있다. 이날 오전 현재 집계 결과 지역별로는 대전이 6개 선거구에 69명이 거론돼 11.5대 1의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임으로써 이번 총선에서 충청지역의 혼전 가능성을 예고했다. 이어 경기 10.5대1, 광주 9.8대1, 대구 9.7대1, 인천 9.6대1, 강원 9.3대1, 충남 9.1대1, 울산 9대1, 경남 8.9대1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서울은 45개 선거구에서 380명 가량이 출마채비를 하고 있어 8.4대1을 기록했고 부산 7.6대1, 충북 7.4대1, 경북 6.7대 1, 제주 6.3대1, 전북 5.7대 1로 나타났다. 현역 단체장으로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 인사가 46명 안팎으로 집계된 가운데, 특히 김동일(金東一) 서울 중구청장, 박대해(朴大海) 부산 연제구청장 등 24명은 3선까지만 연임을 허용하는 제한규정 때문에 이번에 총선 도전으로 방향을 틂으로써 해당지역 의원들에게 강력한 도전자가 될 전망이다. 연임 제한때문에 오는 2006년 단체장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는 단체장이 모두 44명(광역 3명, 기초 41명)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총선 출마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현재 심대평(沈大平) 충남지사도 대전 중구 출마 예상자로 거론된다. 또 선거구획정에 따라 분구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도 정치신인들을 중심으로 예비후보들이 몰려드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세대갈등과 부산.경남지역 `친노(親盧)' 인사들이 눈에 띈다. ▲수도권 = 한나라당의 우산을 벗어버린 김영춘(서울 광진 갑) 이우재(서울 금천) 이부영(서울 강동 갑) 김부겸(경기 군포) 안영근(인천 남을) 의원 등 탈당파 의원 지역구에 한나라당과 민주당측 인사들이 대거 도전장을 내 눈길을 끈다. 강서갑(신기남-조재환), 강서을(김성호-김철근), 동작을(유용태-홍성범) 관악을 (이훈평-한거희) 선거구는 민주당 신.구주류 및 세대간 경쟁 양상을 보여주고 있고, 광진을(유준상-추미애), 은평갑(강인섭-이미경), 광명(전재희-남궁진), 고양 일산갑(오양순-정범구), 경기 안성(이해구-김선미) 등에선 예선이라는 관문을 거쳐야 하지만 성대결 가능성이 예상된다. 부천 소사에선 최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공격의 선봉에 섰던 한나라당 김문수(金文洙) 의원과 김만수(金晩洙) 전 청와대 춘추관장의 맞대결 성사 여부가 관심사다. ▲충청권 = `포스트 JP'로 거론되는 심대평 지사가 대전에 출마할 경우 자민련의 재기 바람을 일으키는데 성공할지 관심사이고, 이인제(李仁濟) 의원과 노 대통령측근인 안희정(安熙正)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의 논산 대회전도 볼거리다. 이 지역에선 특히 지난해 대선전 민주당과 자민련에서 한나라당으로 이적한 이양희(李良熙.대전동) 전용학(田溶鶴.천안갑) 함석재(咸錫宰.천안을) 이완구(李完九.청양.홍성) 의원이 주목받고 있다. ▲호남권 = 민주당 신당파 현역의원의 지역구에 당 사수파의 신인들이 출사표를 내고, 반대로 사수파 중진들의 지역구에 젊은 신당추진 세력이 도전장을 내미는 형국이다. 구주류인 김충조(金忠兆.여수) 의원에겐 이평수(李枰秀) 수석부대변인이, 박상천(朴相千.고흥) 의원에겐 신중식(申仲植) 전 국정홍보처장과 개혁당 장철우(張喆雨)변호사가, 신주류인 천용택(千容宅.강진완도) 의원에게는 아태연구소 출신인 황주홍(黃柱洪) 건국대 교수가, 정동채(鄭東采.광주 서구) 의원에겐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 측근인 신현구(申鉉九)씨가 각각 도전해 광주.전남지역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김동신(金東信) 전 국방장관, 이기호(李起浩) 전 청와대 경제수석, 박준영(朴晙瑩) 전 청와대 대변인, 노인수(盧人洙) 전 청와대비서관 등 국민의 정부 시절 정부와 청와대 요직 출신인사들도 많이 눈에 띄어 옛 동지들간 대결도 불가피하다. ▲영남권 = 청와대 보좌진과 386세대및 김정길(金正吉) 전 행자장관, 김두관(金斗官) 행자장관 등으로 구성된 이른바 `노무현 사단'의 한나라당 아성에 대한 도전가능성이 단연 눈에 띈다. 같은 맥락에서 허성관(許成寬) 해양수산부장관, 박봉흠(朴奉欽) 기획예산처 장관, 조영동(趙永東) 국정홍보처장 등 현직 장.차관급 인사들도 계속 거론된다. 박희태(朴熺太) 의원과 김두관 행자장관의 대결 가능성과 한나라당 김기춘(金淇春) 의원과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賢哲)씨간 대결도 관심사다. 또 창원을에 민노당 권영길(權永吉) 대표가, 김해에 장기표(張琪杓) 사민당 대표가 출마할 예정이어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정치 전진기지인 두 진보정당 대표의 원내진출 여부도 17대 총선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대구.경북에선 노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강철(李康哲) 민주당 대구시지부장 내정자가 강신성일(姜申星一) 의원의 대구 동구에 도전장을 냈고, 대구에선 박창달(朴昌達.동구) 이원형(李源炯.수성갑) 박세환(朴世煥.수성을) 의원 등 한나라당 전국구 의원들이 동료의원의 지역구를 넘보며 `내전'을 준비중이다. ▲강원.제주 = 강원도는 9개 지역구에서 심기섭(沈起燮) 강릉시장, 김일동(金日東) 삼척시장, 류종수(柳鍾洙) 춘천시장, 조태진(趙泰鎭) 횡성군수, 김원창(金源昌)정선군수, 홍순일(洪淳佾) 태백시장, 권혁승(權赫昇) 평창군수 등 현역단체장 7명이출마에 뜻을 두고 있어 단체장들의 총선 도전 현상이 가장 눈에 띈다. 제주에선 한나라당 현경대(玄敬大) 의원과 민주당 정대권(鄭大權) 제주도지부장, 민주당 고진부(高珍富) 의원과 변정일(邊精一) 전 의원이 15, 16대에 이어 3번째로 맞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시에 거론되는 민국당 신두완(申斗完.75)위원장은 지난 63년 총선부터 2002년 지방선거까지 40년간 8번 선거에 출마해 모두 낙선한 진기록 보유자.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최이락 기자 mangels@yna.co.kr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