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분당국면이 본격화하고 신.구주류가 각각 세확산에 나섬에 따라 중도파의 분화도 가속화되면서 결국 소멸로 가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도파는 지난 7월16일 `분열없는 통합신당' 결의에 당 소속의원의 절반이 넘는54명을 끌어들였으나, 신당 갈등이 첨예화되면서 지난 3일 조순형(趙舜衡) 의원 등이 `정기국회 이후 전당대회'를 주장하는 성명에는 31명만 참여하고 김근태(金槿泰)의원 등 23명은 불참함으로써 신.구주류 성향으로 분화가 가시화됐다. 그러나 신주류가 신당 창당준비위의 준비단계인 주비위를 출범시킨 뒤엔 31명가운데 김덕규(金德圭) 의원 등 10여명이 신당에 합류하겠다고 밝히거나 구주류 성향의 중도파와 거리를 둠으로써 구주류 성향의 중도파는 20명대로 주저앉고 신당파쪽으로 쏠림 현상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4선 중진인 김덕규(金德圭) 전 사무총장은 5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이틀전 (31명의) 서명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이름이 올랐으며, 성명서의 일부 내용은 내뜻이 아니다"면서 "처음부터 새로운 정당의 태동을 주장해온 만큼 개혁세력이 참여하는 신당에 뜻을 같이하는 방향으로 당원들과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31인'에 포함됐던 김영환(金榮煥) 박인상(朴仁相) 의원 등도 구주류 합류 가능성을 배제한 채 당분간 사태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고, 광주 출신의김태홍(金泰弘) 의원과 지난해 대선때 `반노(反盧)' 진영에 섰던 송석찬(宋錫贊) 의원의 신당 합류도 중도파 분열과 혹은 소멸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중도파를 상징해온 김근태, 조순형 두 고문이 각각 신.구주류쪽으로 제갈길을 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도파가 머지않아 와해 수순을 밟게 될 것이란 전망도나오고 있다. 구주류 성향의 중도파, 이른바 `중도 구파' 또한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정통모임의 세규합과,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의 독자 행보와 맞물려 뿔뿔이 흩어지거나 각개약진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3일 중도구파 31명의 서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한 전 대표는 5일조순형, 추미애(秋美愛) 의원 등과 회동, 자신과 중도진영의 결속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중도구파 중 한 전 대표와 행보를 같이할 것으로 예상되는 의원은 고진부(高珍富) 박병윤(朴柄潤) 배기운(裵奇雲) 설 훈(薛 勳) 정철기(鄭哲基) 조성준(趙誠俊)조한천(趙漢天) 최영희(崔榮熙) 의원 등 10명 선이다. 다만 신주류 강경파였다가 구주류 성향으로 바뀐 김경재(金景梓) 의원과 김상현(金相賢) 고문 등의 거취는 지역구 사정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