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 해임안 처리를 하루 앞둔 2일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정면 충돌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각 부처 장관들이 직접 나서 '의원 설득에 주력할 것'을 주문하는 등 해임안거부 의지를 내비쳤고,한나라당은 이를 '의회에 대한 도전'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민주당은 해임건의안이 통과될 경우 노 대통령이 수용하지 말 것을 건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도대체 무엇이 해임건의 사유인지 이해할 수 없고,납득할 수 없다"며 "국회가 국민을 위해 권능을 행사하는지,정부를 흔들기 위해 집단 편짜기를 하는지 국민들이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표결 결과에 대해 국민들이 주의깊게 지켜볼 것"이라며 "의원들이 각자 소신과 양심에 따라 판단할 것으로 믿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해임건의안이 통과되더라도 수용하지 않을 방침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또 "국회의 위신을 존중해 국무위원들이 의원들을 설득하는 데 적극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청와대도 "결의안이 아니라 건의안 아니냐"는 반응을 보여 해임안이 통과돼도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문희상 대통령 비서실장과 수석·보좌관들도 적극 나서 한나라당 의원을 상대로 해임안을 저지하기 위한 전화로비를 펼쳤다. 민주당은 정대철 대표 주재로 고위당직자 회의를 여는 등 '김두관 지키기'에 총력전을 펼쳤다. ◆한나라당=당 지도부는 노 대통령의 '국회를 상대로 한 설득' 발언에 대해 "의회정치에 대한 정면 도전" "용서할 수 없다"는 등 거친 표현을 써가며 비판했다. 최병렬 대표는 이날 경기지역 원내외위원장 워크숍에 참석,"나는 밑바닥에 나가서 소매 걷고 투쟁하는 것을 해보지 않아 서툴지만 뜻을 모아 강력하게 투쟁하는 야당 본연의 기능을 하겠다"며 '대여 투쟁'노선을 강조했다. 홍사덕 총무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우리 당은 김홍신 의원 외에 모두 당론을 따르기로 했는데,바로 이 시점에서 노 대통령의 설득 지시가 떨어졌다"며 "(역대) 대통령이 이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 어떻게 공개적으로 야당 안에 배신자를 만들라는 지시를 내릴 수 있느냐"고 공격했다. 지도부는 평소 해임안 처리에 불만을 피력했던 의원들을 상대로 "당론에 따라 달라"며 막바지 설득작업을 폈다. 이와 관련,박관용 국회의장은 이날 민주당 정균환,한나라당 홍사덕,자민련 김학원 총무 등과 만나 "국회법에 따라 3일 과반수가 출석하면 본회의를 열겠다"고 말했다. 김형배·허원순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