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인 제243회 정기회가 내달 1일부터 12월9일까지 열린다. 여야는 이번 정기국회의 성적표가 내년 총선 결과에 직결된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곳곳에서 첨예한 대결을 펼쳐 파열음이 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의원 개인별로는 어느때보다 당락 전망이 불투명해진 선거 환경으로 인해 지역구 활동에 주력하느라 부실 의정활동 소지도 크다. 또 민주당의 신당 갈등이 한계에 다다라 신.구주류간 분당 상태에 이르고, 한나라당은 용퇴론 논란을 계기로 한 세대갈등이 본격화하고 있는 점도 내실있는 의정활동을 어렵게 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경제.민생 관련 법안과 새해 예산안 처리에 주력하면서 내년 총선 관련 선거법 등 정치개혁 입법을 가능한 한 서둘러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새해 예산안가운데 총선용 선심성 예산을 삭감하고, 국정감사를 통해 정부의 실정을 부각시킨다는 목표아래 김두관(金斗官) 행자장관 해임안 처리를 신호로 초반부터 강공을 펼 예정이다. ◇민주당 = 정부 국정운영의 잘잘못은 따지되, 여당으로서 참여정부의 국정목표를 뒷받침하고 야당의 정치성 공세는 적극 차단키로 했다. 민주당은 예산안 처리외에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지원특별법 등 농업인 지원 4개 법안, 채무자 회생 및 파산 법, 국민임대주택건설법, 증권관련 집단소송법, 호주제 폐지에 관한 민법, 국민연금 재정안정화 대책, 담뱃값 인상을 위한 국민건강증진법 등을 우선 처리대상 법안으로 삼고 있다. 예산안과 관련, 민주당은 9월1일부터 사흘간 정부와 예산협의회를 열어 당정간 입장을 조율할 예정이다. 또 북핵 문제와 관련, 6자회담 후속조치를 뒷받침하기 위해 여야간 초당적인 협력을 이끌어내며, 특히 한나라당과 자민련을 설득, 남북협력기금 200억원으로 금강산관광 사업에 대한 지원을 재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민주당은 정치관계법 개정에선 국회의원 정수를 현행 273명에서 299명으로 늘리되 지역구 의석수(227석)는 현행대로 유지하고 비례대표 의석을 대폭 늘리며, 1인2표제 권역별 정당명부제를 전면 도입하며, 선거연령을 만 18세로 내릴 방침이다. 선거구별 인구편차를 3대 1로 조정하는 선거구획정도 되도록 서둘러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비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와 김두관(金斗官) 행자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시도에 대해선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이나, 의석의 열세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 신당 갈등이 정기국회 회기중으로 연장되면서 당이 신.구주류로 양분돼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각종 국정 현안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는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의 정치공세가 심할 것 같다"면서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민생.개혁법안을 중점 처리하는 등 민생국회로 이끌기 위해 한나라당과 함께 갈 것이지만, 정치공세에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 노무현(盧武鉉) 정부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국회차원의 첫 종합평가 장인 데다 16대국회 임기만료와 내년 총선을 앞둔 마지막 정기국회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정부의 각종 정책혼선 등 국정 난맥상을 파헤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대안.정책정당으로서 면모를 부각시킨다는 방침이다. 특히 김두관 행자장관 해임안 처리에 이어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비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실시를 추진하는 등 회기초부터 몰아붙여 정국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다. 굿모닝 시티 사건과 현대 비자금 사건,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향응사건 등에 대한 특검 추진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국정감사를 최대한 활용, 상임위별로 공적자금의 방만한 운영과 각종 비리의혹을 낱낱이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하고 9월초부터 국감상황실을 설치.운영하는 한편 당 홈페이지에 국감코너를 개설, 네티즌의 제보와 제안을 수렴하는 등 '사이버 국감'도 병행할 예정이다. 새해 예산안에 대해선 정부여당의 총선용 선심성 예산 편성 가능성을 차단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민생경제 살리기를 위해선 초당적으로 협력한다는 원칙하에 관련법 제.개정에 적극 협력하는 한편 당 차원에서 마련한 민생법안 처리에 주력키로 했다. 홍사덕(洪思德) 총무는 이번 정기국회를 `구국 국회'로 규정하고 "투쟁과 협력을 병행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역점을 두는 법안은 법인세를 1-2% 포인트 인하하는 법인세법 개정안과 중소기업 법인세 최저한 세율을 10%로 낮추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친양자 제도 도입을 위한 민법 개정안, 지방대학육성특별법, 건강가정육성기본법 등이다. 한나라당은 이와 함께 선거법 등 각종 정치개혁 관련법 개정을 주도하고 선거구획정작업을 조기에 매듭짓는다는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민영규 강영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