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9일 전국 시.군.구의회 의장 230여명과 오찬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국정혼란과 대통령직 수행불안' 논란에 대해 단호한 어조로 "감히 큰소리하겠다. 나라는 제대로 가도록 하겠다. 만만하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안기부와 검찰, 대통령, 언론의 문화가 모두 바뀌어야 한다"며 "언론과 적당하게 지내지 않고 관계를 정상화하겠다는 것일뿐"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지금까지 정권과 언론의 관계가 정상적으로 진행된 일 있나.소위 야합 관계였던 것을 고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어 "`불안하다'는 얘기들이 많은데 하나하나 짚어 얘기해 달라"면서 "외교 제대로 한 것 아니냐. 아직 어렵지만 6개월간 잘못된 것 있느냐. 그렇게공격받는 것치고는 너무 탈이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고 "대통령이 좀 만족스럽지않겠지만 실제 근거를 갖고, 결과를 보고 냉정히 판단해 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지금까지 인기에 연연한 일 없고, 국회의원 배지에 연연한 적 없이 소신하나로 왔다"며 "정치 10단, 8단, 9단 해도 꺾이지 않고 마지막에 대통령까지 왔다"고 지적하고 "운이 좋았으나 한순간 결단에는 어떤 정치인에게도 밀리지 않는다. 그렇게 만만하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목청을 높였다. 노 대통령은 용인술(用人術)과 관련, "현명한 주인은 소를 잘 먹인다. 머슴이 지게를 지고 가는데 작대로 때리고 하지 않는다"고 전제한 뒤 "머슴을 잘 부리는 것은 첫째 신뢰하는 것, 둘째 자발적으로 일할 맛나게 해주는 것, 셋째는 잘 먹여야 하는 것인데 그런 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다"며 "이는 여러분에게 해당되는 문제이기도 하고 나에게도 해당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김두관 행자장관이 장관됐을 때 모두 깜짝 놀랐고, `저 사람이 (장관)감이 되느냐' `뭐 하는 사람이냐', '무슨 파격인사냐' 했는데 파격 맞다"며 "근본적으로 지방분권을 할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에 맞는 사람을 찾았다"고 인사 배경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나아가 "`옛날식으로 기초단체장 하는 사람이 감이 되느냐'는 그런전제부터 바꿔야 한다"며 "항상 중앙무대에서 증명된 사람만 책임자가 되는게 아니라 기초단체에서 역량쌓고 검증된 사람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자기가 자치단체장 해봤으니까 양심이 있으면 분권은 열심히 하겠지 생각해 시켰다"고 말해 야당의 해임건의가 추진되고 있는 김 장관을 `엄호'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marx0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