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北京) 6자회담이 3일만에 막을 내리자일부 전문가는 참여국들이 회담의 모멘텀을 유지해 나가기로 합의한데 합격점을 부여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핵심요소인 북핵문제에 대한 기본적 합의도출이 이뤄지지 않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 이원덕 국민대 교수 = 이번 베이징 6자회담에서 후속회담 개최에 합의한 점에 일단 안도한다. 6개국이 처음 모이는 만큼 결과를 쉽게 낙관할 수 없었으나 회담결과를 살펴보니 앞으로 회담이 잘 진행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 6자회담이지만 북.미 대립이 기본축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과 미국이 6자회담 틀속에서 일방적으로 자기 주장만을 고집할 수 없는 구도속에 들어왔다는 게중요하다. 북한과 미국 모두 나머지 4개국의 입장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됐다. 만약 양자회담이었다면 뛰쳐 나갈 가능성도 있었겠지만 다자틀에 참여한 이상일방적으로 깨고 나가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일본인 납치문제를 둘러싼 북.일간에는 전혀 진전이 없었다는 게 일본측 시각이다. 무엇보다 북한이 먼저 일본인 납치자 문제 해결의 물꼬를 터줘야 한다. 일본측이 납치자 가족송환 문제와 피랍자 10명에 대한 사실 규명을 요구하고 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9월 납치 사실을 고백한 이상 응당 북한이 후속조치를 취해야 한다. 일본은 납치자 문제에 대해 국내 여론이 지지 입장을 보여줘야 움직일수 있는데북한이 양보를 안하고 있는 분위기다. 일본이 북한에 대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오도록 북한이 성의를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국제사회 역량이 북핵문제에 집중돼야 하지만, 일본은 북핵문제는 미국에 맡기다시피하고 납치문제를 매달리는 인상을 주고 있는 이상 북한은 납치 문제해결 고리를 풀어줘야 한다. ▲김태효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 이번 6자회담에서 공동합의문이 안나온 것은북한이 선 핵개발 포기및 핵사찰 수용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일부 전문가들의 전망이 맞아 떨어진 것을 뜻한다. 6자회담의 포커스는 북핵포기를 받아내느냐,마느냐 자체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이 대북적대시 정책을 포기하지 않으면 핵포기를 할 수 없다는 논리에 허점이 많다는 사실은 북한 스스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핵포기 이후에 맞이할세상과 새로운 도전에 대해 여전히 두려움을 떨치치 못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낙관론자들은 대화의 모멘텀만 유지해도 회담은 성공적이라 말하지만 중요한 것은 만나는 사실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기본적인 원칙에 합의되지 않은 이상 북한이 '시간끌기 작전'을 벌이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북한은 북한대로 대화에 응하는 자세를 보이면서 미국의 내년도 재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대화에 참여하는 만큼 대북 추가조치를 막아낼 명분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나름대로 국제무대에 북핵문제에 대한 평화적 해결 의지를 과시하는 동시에 중국과 러시아를 회담 테이블로 끌어 들여 회담 결과가 실패로 귀결되더라도유엔 안보리에서 두 상임이사국이 의장성명을 채택하는데 제동을 걸 수 없는 조건을형성했다고 볼 수 있다. 당분간 미.중간 교감이 유지된다는 사실이 중요하고, 중국이 북한을 설득해 핵포기와 핵사찰을 수용할수 있도록 압박을 가하는가의 여부가 향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부분이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