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9일 전국 시.군.구의회 의장 230여명과 오찬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국정혼란과 대통령직 수행불안' 논란에 대해 단호한 어조로 "감히 큰소리하겠다. 나라는 제대로 가도록 하겠다. 만만하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안기부와 검찰, 대통령, 언론의 문화가 모두 바뀌어야 한다"며 "언론과 적당하게 지내지 않고 관계를 정상화하겠다는 것일 뿐"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지금까지 정권과 언론의 관계가 정상적으로 진행된 일 있나. 소위 야합 관계였던 것을 고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언론을 탄압할 힘도, 의지도 없다"며 "5년 뒤에는 취재와 보도관행이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해) 공무원들이 취재하는 사람들 눈치살피고 비위맞추기위해 이런 저런 노력하고, 자존심 상하는 일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대로 된 사람같으면 당당하게 원칙을 갖고 자기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내 소망"이라며 "최고권력을 가진 사람이 누구와 싸우겠느냐. 개인적 감정으로 싸울 일 없다. 질서를 바로 잡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불안하다'는 얘기들이 많은데 하나하나 짚어 얘기해 달라"면서 "외교 제대로 한 것 아니냐. 아직 어렵지만 6개월간 잘못된 것 있느냐. 그렇게공격받는 것치고는 너무 탈이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고 "대통령이 좀 만족스럽지않겠지만 실제 근거를 갖고, 결과를 보고 냉정히 판단해 달라"고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나는 영어도 못하고, 미국도 처음 갔지만 미국가서 잘못한 것 없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지금까지 인기에 연연한 일 없고, 국회의원 배지에 연연한 적 없이 소신하나로 왔다"며 "정치 10단, 8단, 9단 해도 꺾이지 않고 마지막에 대통령까지 왔다"고 지적하고 "운이 좋았으나 한순간 결단에는 어떤 정치인에게도 밀리지 않는다. 그렇게 만만하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다시 목청을 높였다. 지방의회 의장들은 주민투표제 재고, 국가균형발전 기본법 조속 제정, 지방의원유급화, 지방재정 분권 확대 등을 요청했고, 노 대통령은 "분권은 민주주의의 출발이자 종착점이라고 생각, 지방분권을 국정개혁 과제의 제1순위라고 할 만큼 아주 강조하고 있다"고 강력한 분권 추진을 약속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marx0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