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자회담 마지막날인 29일 차기 회담 전망 자체가 위험에 빠지게 됐다고 주장하고 나서 회담후 채택될 의장요약 발표문에 차기회담 일정이 명시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북)-미사이의 핵문제에 관한 6자회담 개최'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회담 참가국들의 입장은 "조선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고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하며 이를 위해 조미사이의 모든 우려사항들을 일괄적으로 동시행동원칙에 따라 단계별로 이행해 나가야 한다는것이 지배적"이라면서 그같이 밝혔다. 통신은 그러나 "미국은 우리가 이번에 핵계획 포기 의사를 밝혀야 다음 회담이 이어질 수 있다고 했으며 이는 결국 미국은 우리가 무장을 해제한 다음에야 움직이겠다는 것"이라며 "총부리를 맞대고 있는 상태에서 타방에게 이러한 요구를 하는 것은 상식에도 어긋나는 것으로서 그 진의도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결국 이번 6자회담을 통해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압살정책을 구태의연하게 추구하면서 압력으로 무장해제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 보다 명백해졌다면서 "미국은 말 대 말로 정책의지를 밝히는 것마저 완전 거부함으로써 다음회담의 전망자체를위험에 빠뜨리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실 우리측은 이번 회담에서 최소한 '미국의 정책전환 의사 대 조선의핵포기 의사' 표명 정도라도 합의가 이뤄져 모처럼 마련된 대화과정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했다"면서 "그러나 이런 기대마저 사라진 조건에서 우리가 어떤 대응을 할것인가 하는 것은 누구나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중앙통신은 덧붙였다. 이와 함께 북한은 6자회담 기조발언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우리의 총체적 목표이지 핵무기 그 자체를 가지고 있자는 것이 목표가 아니고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바꾸는 것이 핵문제 해결의 기본열쇠이자 선결조건이며 ▲우리의 핵 억제력은 무턱대고 그 누구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주권을 지키기 위한 철두철미정당방위수단이며 ▲북미 불가침조약이 체결돼야 한다고 제의하면서 일괄타결과 동시행동 순서도 함께 제시했다. 일괄타결 방식과 관련해서는 미국은 북-미 불가침조약 체결, 북-미 외교관계 수립, 북-일 및 북-남 경제협력 실현 보장, 경수로 지연에 따른 전력손실 보상과 경수로 완공을 약속하고 대신 북한은 핵무기를 만들지 않고 핵시설 사찰 허용, 핵시설해체, 미사일 시험발사 보류 및 수출 중지를 이행하는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또 동시행동 순서로는 미국이 중유제공을 재개하고 인도주의 식량지원을 대폭확대하는 동시에 북한은 핵계획 포기 의사를 선포하며, 미국이 불가침조약을 체결하고 전력손실을 보상하는 시점에 북한은 핵시설과 핵물질 동결 및 감시사찰을 허용하고, 북-미, 북-일 외교관계가 수립되는 동시에 북한은 미사일 문제를 타결하며 나아가 경수로가 완공되는 시점에 북한은 핵시설을 해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영일 외무성 부상은 기조발언에서 이런 원칙적인 입장을강조하면서 ▲북한과 미국이 서로의 우려를 해결하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하고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정책 포기의사를 밝히면 북한도 핵계획 포기 의사를 밝힐 수 있으며 ▲북-미 사이의 핵문제 해결에서 나서는 조치들을 동시행동에 맞물려 이행해나간다는 원칙에 합의하자고 제의했다고 통신은 말했다. 중앙통신은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미국은 이러한 견해들을 전면 거부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와관련, "미국은 우리가 핵계획을 먼저 포기해야만 안전담보 문제와경제협력 문제를 논의할 수 있으며 우리가 핵계획을 완전히 포기한 다음에도 쌍무관계를 정상화하려면 미사일, 상용무력(재래식무기), 인권 등의 문제들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이번 회담에 대해 "우리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 포기 대 우리의 핵계획 포기를 목표로 세우고 모든 조치들을 일괄적으로 동시행동원칙에 따라 단계별로 이행해 나갈 것을 요구했다"며 "중국과 러시아, 남조선도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면서 일괄타결과 동시행동방식을 취할데 대해 지적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회담 마지막날 미국의 대북 적대전환 움직임이 없다면서 다음회담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음에 따라 차기 회담의 조기 개최에 어려움을 시사하고 있다. 북한은 이날 "우리가 어떤 대응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누구나 쉽게 짐작할 수있을 것"이라고 주장해 예정된 수순대로 '핵 억제력'을 갖추는데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여 앞으로 북-미간에 치열한 기싸움과 함께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