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이 제기한 `60세용퇴론'과 관련, 중진및 재선의원들이 28일 각각 모임을 갖고 이를 집중 성토하고용퇴론 공개 제기자인 원희룡(元喜龍) 기획위원장의 당직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또 김두관(金斗官) 행자장관 해임건의안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는 데도보조를 맞추면서, 특히 재선의원들은 처리불발시 홍사덕(洪思德) 총무 퇴진운동도불사한다는 뜻까지 시사하면서 5자회동 수용을 이유로 최병렬(崔秉烈) 대표도 성토했다. 재선과 중진그룹이 일단 현 지도부와 소장파 당직자들을 상대로 연대 압박을 가하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3선급 이상 의원들로 구성된 `중진모임' 소속 의원 13명은 이날 오후 여의도 한음식점에서 만찬회동을 갖고 "연령을 기준으로 한 인위적인 인적청산 요구는 대의정치에 반하는 만큼 불가하다"는데 뜻을 모으고, 원희룡 의원의 당직사퇴를 공식 요구했다. 모임에서 김기춘(金淇春) 의원은 "386이 경영하는 이 나라의 모양이 어떠냐. 노.장.청 조화가 필요한데 원 의원의 나이 발언은 합리적이지도, 정당하지도 않다"며 "어떻게 상향식 공천제를 제치고 연령을 갖고 물갈이를 할 수 있느냐"고 성토했다. 양정규(梁正圭) 의원은 "국민이 직접 선출하는 대의정치에서 인위적으로 선을긋는 게 어디 있느냐"고 거들었다. 양 의원은 또 모임 1시간만에 최 대표가 위무차 합류하자 "고려장을 위하여"라며 건배를 제의, 최 대표를 무안하게 했고, 김용갑(金容甲) 의원은 "원 의원은 당직자로서 분란을 일으킨 발언에 책임져야 하고 필요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원 의원의 당직사퇴 조치를 요구했다. 최 대표는 "원 의원 발언은 누가 봐도 부적절하고 사려깊지 못해 공식.비공식적으로 꾸중했다"면서 "젊다보니 대화도중 실수한 것이며 왜곡된 부분이 있는 만큼 널리 이해해달라"고 무마했다. 그러나 중진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을 감지한 듯 최 대표는 회의후 취기가 약간 도는 얼굴로 기자들을 만나 "앞으로 꼭 숫자화하지 않더라도 `나이든 사람물러가라'고 하면 가만 두지 않겠다"고 거듭 해명하는 등 진땀을 흘렸다. 재선의원 모임인 `국민우선연대' 의원 11명도 별도의 만찬모임을 갖고 `60세 용퇴론'를 거세게 몰아붙이며 거꾸로 `강남 물갈이론'을 내세워 최 대표를 비롯한 현지도부와 소장파 당직자들을 겨냥했다.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회의후 "60세 기준을 제시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내일(29일) 의원총회에서 당직을 사퇴해야 할 사람은 나가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행자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문제에 대해 "내달 3일 본회의 통과를 위해 총력지원하겠지만 3일 처리 불발시 총무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하고 5자회동 수용에 대해 "해임건의안과 김문수(金文洙) 의원 및 언론4사에 대한 소송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인데 5자회동을 수용한 것은 잘못된 판단이며 비판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민영규 강영두기자 youngkyu@yna.co.kr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