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구주류측은 28일 신당논의 결론을위한 당무회의에서 `권노갑(權魯甲) 카드'를 꺼내들고 신주류측을 압박했다. 현대 비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중인 권 전 고문이 지난 2000년 총선 당시 상당수의 신주류측 의원들에게 선거자금을 지원했다는 설이 나도는 상황에서 구주류측이이를 정식으로 문제삼고 나서면서 신당 논의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김옥두(金玉斗) 의원은 회의 발언에서 "지난 16대 총선에서 가장 큰 공을 세운사람은 권 고문"이라면서 "당시 재정이 어려웠지만 권 고문이 백방으로 뛰어다니며합법적으로 돈을 거둬 일부는 영수증 처리를 했고, 일부는 아직도 못갚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권 고문도 말을 못하고 있지만 여러분도 알다시피 호남권은 한 푼도지원받지 못했다"면서 "모두 수도권 영남권에 지원했다"고 수도권 초.재선 의원이다수를 형성하는 신주류측 의원들을 겨냥했다. 특히 김 의원은 "지난 6개월동안 신당 얘기만 하지 권 고문의 일에 대해선 일언반구 없던 신주류에 대해 분노를 느낀다"며 "표결을 할테면 해봐라. 제가 어떤 행동을 하는가를 지켜보라"고 사실상 `리스트 공개'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동교동계 핵심인 김 의원은 총선 당시 사무총장을 지냈고, 권 전 고문이 당에준 총선자금의 용처를 주도한 인물이다. 김 의원은 "신주류 여러분 용단을 내리라"면서 "탈당할 분은 탈당하라"고 공개적으로 신주류의 탈당을 촉구했다. 김 의원 발언에 앞서 김충조(金忠兆) 의원도 "증권가와 각종 정보지에 보면 권노갑 리스트에 오른 인물중에 호남권 인물이 한명이라도 있느냐. 다 수도권과 영남권에 치중돼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한 구주류 의원은 회의 도중 밖에 나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혼잣말처럼"도둑놈들이다. 돈 갖다주면 쳐먹고 오리발 내밀고..."라고 말했다. 신주류측은 구주류측 의원들이 여러명이 돌아가면서 권노갑 카드를 들이밀자 "협박하는 것이냐"며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고일환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