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법무장관이 박재승 대한변호사협회장에 이어 대법관 후보제청 자문위원회 위원직을 사퇴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13일 "강 장관이 어제 자문위원회 회의에서 퇴장한 뒤 자문위원직 사퇴서를 제출했다"며 "사퇴이유를 밝히는 것은 위원회에 대한 결례인 것 같아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사퇴서에서 "사회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대법관 후보를 제청해야 한다는 자문위원회 본래 취지와 달리 대법원이 기존 관행대로 대법관 후보를 제청하려는 마당에 더 이상의 참여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종영 대법원장은 12일 자문위에서 이근웅(사시 10회) 대전고등법원장과 김동건(11회) 서울지방법원장, 김용담(11회) 광주고등법원장 등 3명을 새 대법관 후보로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대한변협과 대법관.헌법재판관시민추천위원회가 추천한 개혁 성향의 민변, 참여연대 출신 변호사, 여성 법관 등 6명의 중견 법조인이 모두 배제된 것이다. 결국 민변 출신의 강 장관과 박 회장은 개혁성향의 법관 추천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대법원이 기수 서열에 따른 법관을 추천할 움직임을 보이자 이에 반발,사퇴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 장관과 박 회장의 사퇴에 따라 자문위는 직전 대법원장(윤 관)과 선임 대법관(조무제), 법원행정처장(이강국), 한국법학교수회장(송상현) 등 4명만이 남게 돼파행운영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최종영 대법원장이 내주초 추천 대법관 후보 3명중 1명을 예정대로 제청하게 되면 이 같은 자문위의 파행운영으로 인해 자문과정의 적정성 여부에 대한 논란도 빚어질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