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착상태에 빠진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아젠다(DDA:다자무역)협상에 돌파구를 열기 위한 대사급 집중 협의가 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작됐다. 오는 22일까지 2주간 진행되는 이번 협의는 다음달 10-14일 멕시코 칸쿤에서 개최될 제5차 WTO 각료회의에서 146개 회원국 모두가 승인할 전세계무역개방에 관한조약 초안을 도출해내기 위한 것이다. 미국, 유럽, 아시아의 주요 회원국들은 지난 2001년 11월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농업 및 비농업 분야의 무역개방촉진 협상을 벌여왔으나 최대 쟁점인 농산물 수입관세 감축 및 농업보조금 이견으로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익명의 한 무역 관리는 "미국과 유럽연합(EU)간 협상이 진전을 이루고 있으나아직 거기(합의)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솔직히 이 문제(농업부문)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분야로 이동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말했다. 미국, 호주 등 17개 주요 농산물 수출국은 모든 수출품에 대한 수입관세가 25%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정부의 농업보조금도 대폭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프랑스 등 EU 회원국과 일본 등 아시아의 주요 농산물 수입국은 자국농업 보호를위해 각 품목에 대해 평균 36%(최소 15%)의 인하와 상대적으로 적은 농업보조금축소를 고집하고 있다. 수출국이 요구하는 일률적인 관세 삭감 방식에서는 관세가 높은 품목일수록 인하폭도 그 만큼 커지게 된다. 그러나 수입국 요구 방식은 주요 품목에 고율 관세를매기되 덜 중요한 품목에는 낮은 관세를 매김으로써 쌀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품목을 보호할 수 있게 된다. 미국과 EU는 지난달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비공식각료회의에서 이달 중순까지 관세감축 등 농업무역개방방식에 관한 절충안을 마련키로 합의한 바 있다. 협상 소식통들은 많은 국가들이 제네바 협의 첫날 논의에서 미국과 EU의 이런합의를 긍정평가했다며 양측 협상자들이 막후 협의 등을 통해 이견을 조정한 뒤 이르면 13일(현지시간)까지 회원국들에 자신들의 타협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모든 회원국들이 양측의 지도력을 기대하고 있으나 합의 전망에 대해선 입을 조심하고 있다"고 말해 합의가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또 설령 미-EU가 합의해도 다른 회원국들이 이를 수용할지 여부도 불분명할 것으로 지적됐다. 협상국들은 이번 제네바 회의에서 농업 분야 외에 공산품과 서비스 분야 무역장벽 감소, 개도국 우대문제, 국제투자시장개방 등에 관해서도 협의한다. WTO는 예정대로라면 내년 12월 말까지 모든 DDA 협상을 끝내야 한다. (제네바 AP.교도=연합뉴스) coo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