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전당대회 소집을 위한 민주당 조정대화기구가 의제 선정과 대의원명부 작성 등 핵심쟁점을 놓고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전대없이 타협을 통해 신당 논의를 마무리짓자는 `현실론'이 갈수록 세를 얻고 있다. 이러한 현실론은 특히 신주류가 전대 무산에 따른 독자신당 추진을 둘러싸고 강.온으로 대립, 탈당과 잔류로 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당내 역학구도 변화를 몰고올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신주류 좌장인 김원기(金元基) 고문은 지난 9일 조정대화기구 첫회의에 이어 11일 신당추진모임 분과위원장단회의에서도 "전대까지 가지 않고 대타협안을 도출해내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고문은 또 지난 5일 권노갑(權魯甲) 전 고문, 10일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와 잇따라 골프회동을 갖고 11일 오후엔 구속수감 중인 한광옥(韓光玉) 전 대표를면회, 당의 진로 문제를 논의했다. 특히 권 고문과의 회동에서 김 고문은 "분당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아야한다"며 협조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고, 앞서 신주류 핵심인 이해찬(李海瓚) 의원이지난달 말 권 고문과 골프회동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정(李在禎) 의원도 "조정기구에서 단일안을 만들어 양자가 승자가 되는 길을 찾는 게 최선"이라면서 "전당대회는 통합신당을 단일안으로 올려 승인하는 축제형식이 돼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는 `통합민주당'을 제안하면서 "전당대회는불필요하다"고 밝혔고, 구주류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은 "신주류가 3불가론을 내세운 마당에 굳이 신당할 필요가 있느냐"고 전대 회의론을 제기한 바 있다. 신기남(辛基南), 이호웅(李浩雄) 의원 등 신주류 강경파의 탈당 시사 발언이 잇따르는 것도 전대 회의론의 확산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결단할 땐 결단해야한다"고 했던 이호웅 의원은 11일 SBS 라디오에 출연, "전대에서 결정하기로 했으니 인내심을 갖고 노력하겠지만, 끝가지 말로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국민의 뜻에 따르는 것이 정도라고 생각한다"며 `전대 결렬시탈당'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통합연대' 김영춘(金榮春) 의원은 "민주당이 `도로민주당'으로 돌아가는 전제라면 한나라당에서 나온 숫자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나올 것으로 본다"면서 "현재 친소관계에 따라 긴밀하게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전했다. 신주류내 복잡한 사정을 반영하듯 김태랑(金太郞) 최고위원은 "조정기구에서 강경파와 생각이 다르다는 점을 이해시키고 대화를 나누니 잘 풀리더라"면서 "형식은통합신당, 내용은 리모델링식의 당 개혁안을 처리하고 총선 승리를 위해 함께 나아가면 된다"며 강경파와 결별할 각오가 섰음을 시사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