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체제에 맞서 `선명야당'을 내세운 비주류 그룹이 정기국회 때 태동할 것이라는 주장이 당내에서 공개제기되고 있다. 비주류 형성을 예고하고 나선 인물들은 홍준표(洪準杓) 정형근(鄭亨根) 이재오(李在五) 김문수(金文洙) 이윤성(李允盛) 의원 등 주로 재선 의원들이다. 이들은 대체로 `대여 저격수'로 불려온 사람들이며, 특히 정형근 김문수 의원은그동안 최 대표를 도왔던 사람들이어서 다소 의외다. 이들은 최 대표와 홍사덕(洪思德) 총무, 이강두(李康斗)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가 대여관계에서 미온적이어서, 정국현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2일 "당이 대북송금 사건, 굿모닝 시티 사건, 대선자금 문제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도리어 방탄국회를 열어주는 등 야당을 포기했다"며 "이렇게 가면 10월쯤 `선명 야당'을 지향하는 비주류그룹이 본격 태동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문수 의원도 "야당에 호재가 이렇게 많은데도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있지 않느냐"면서 "뭘 하자는 것인지, 당이 어디로 가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청원(徐淸源) 전 대표가 이미 비주류 행보에 나서 최 대표에 대립각을 세우고있는 상황에서 재선그룹이 실제로 등돌릴 경우 현 지도부는 리더십 위기에 봉착할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재선그룹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최 대표체제 출범후 초선 소장파가 대거 당직에 기용되면서 자신들이 소외된 데 대한 불만의 표출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한 재선의원은 "지도부가 초선 의원들을 당직에 대거 기용, 정책정당을한다며 권력비리 파헤치기는 뒷전인 반면 우리들에겐 대여투쟁에 나서 달라고 하는데 우리가 무슨 총알받이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한 재선 의원도 "최근 당직인선에 대해 굉장히 우려한다"면서 "일을 해야하는 자리에 일을 하지 못할 사람을 갖다 놓아, 정작 일하고자 하는 사람은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최근 대표 특보단을 맡아 달라는 요청이나 내년 총선을 대비해 신인발굴을 위한 `헤드 헌터' 역할을 해 달라는 요청도 모두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최 대표측은 "최 대표가 가장 믿음직스러워 하는 게 재선그룹"이라며"지난 대선은 재선들 중심으로 치른 만큼 이번에는 당의 얼굴을 바꿔 총선에 승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적극 달래고 나섰다. 한 핵심 측근은 "최 대표는 재선들에게도 역할을 부여하고 이들과 정례 모임을 갖는 등 당운영에 이들의 견해와 능력을 적극 반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해 재선에 대한 `끌어안기'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