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선(先) 3자, 후(後) 다자'회담제안에 무반응으로 일관하던 북한이 마침내 처음으로 답변을 내놓았다. 그것도 매우긍정적인 방향이다. 북한의 반응이 나온 것은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부 수석부부장이 북한과미국 연쇄 방문을 끝낸 지 12일만이다. 러시아 외무부가 31일 성명을 통해 "북한이 6자회담을 지지하고 있으며 회담 개최를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일단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는관측이 우세하다. 외무부 당국자의 사적 전언이 아니라 외무부 차원의 공식성명 형식으로 발표된것으로 외신이 전했기 때문에 `확실한' 정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도 1일 새벽 이와 관련 "주러 대사관으로부터 정확한 정보를입수하지 못했으나 일단 긍정적인 신호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30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북핵회담 재개와관련, "진전이 있다"고 낙관론을 피력한데 이어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도 언론 인터뷰에서 '분명한 가능성'이란 용어를 사용한 것도 북한의 태도변화을 염두에 뒀을 것이라는 관측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즉, 미국이 이미 러시아로부터 모종의 언질을받은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아무튼 미국이 최대한 융통성을 발휘한 제안이라고 밝힌 3자후 다자대화 방안에대해 간접적이나마 북한의 수용 의지가 처음으로 표명됨으로써 북핵회담 재개는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회담 재개의 최대난관이었던 회담 형식에 대한 합의가 가능해짐에 따라북.미.중3국이 참여하는 3자회담은 이르면 이달 중순, 늦어도 이달 하순에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또 회담 성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미.일 3국은 조만간 차관보급 북핵실무회의를 다시 열어 대북공동 제안에 대한 본격적인 조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그동안 한.일 양국이 지난달 12∼13일 워싱턴 북핵실무회의 때 내놓은대북공동 제안에 대해 검토작업을 거의 끝내고 막바지 조정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