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자회담"수용 의사를 밝히고,미국.중국.일본 등이 환영의 뜻을 나타냄에 따라 답보상태에 머물던 북핵문제가 급진전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미국과의 양자회담이나 3자회담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6자회담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지난달 31일 우리정부에도 직접 통보해왔다고 이수혁 외교통상부 차관보가 1일 밝혔다. 회담시기와 관련,미 국무부 고위 관리는 "9월에 열릴 수도 있고 더 빨리 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도 "머지않아 후속회담이 개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혀,이달 개최 가능성이 점쳐진다. ◆수용 배경=미국과의 직접 담판만이 체제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보고 다자회담을 부정적으로 평가해 온 북한이 태도를 1백80도 바꾼 데는 중국의 중재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 다이빙궈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지난달 북한과 미국을 잇달아 방문 했고,이후 북핵 문제에 대한 긍정적 발언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또 최근 미국이 북한의 체제 보장 문제에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도 북한을 변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30일 "다자회담에서 체제보장에 대해 논의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이미 북한에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주변 국가들이 주장하고 있는 다자회담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국제적 여론이 악화되고 향후 대미 막후협상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계산을 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와함께 미국이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 성명과 대량살상무기(WMD)확산방지구상(PSI)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경수로 공사 중단 가능성을 내비치자 일단 강경기류에서 벗어나자는 전략적인 고려도 담겨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망=한·미 양국은 6자회담의 전망을 비교적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미 지난달말 북핵회담 재개와 관련,"진전이 있다"고 낙관론을 피력한 바 있다. 특히 북한이 양자·3자 회담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6자 회담을 수용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함에 따라 다자회담은 급진전할 가능성도 있다. 회담 장소는 그동안 중국이 적극적으로 중재해온 만큼 베이징으로 결정될 공산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북·미 양자회담을 전제로 한 다자회담 지지'란 원론적인 입장을 반복했을 것이란 경계론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권순철 기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