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내년 총선 출마의사를 밝힌 김만수(金晩洙) 보도지원비서관(구 춘추관장) 후임 인선난을 겪고 있다. 자질과 역량면에서 적임자로 판단되는 몇몇 인사들은 한결같이 고사하고 있고, 복잡한 정치상황 때문에 외부 인사를 수혈하기도 쉽지 않은 탓이다. 청와대 주변에선 후임 춘추관장 후보로 김현미(金賢美) 국내언론담당비서관과 천호선(千皓宣) 참여기획비서관이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특히 민주당 부대변인을 지낸 김 비서관은 탁월한 정치감각과 언론과의 원만한 관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열정 등으로 일찍부터 적임자로 꼽혀왔다. 그러나 김 비서관은 민주당 시절부터 줄곧 언론과 직접 접촉하는 일을 맡아왔으므로 다른 분야에서 새 경험을 쌓거나 국내언론담당 비서관으로 더 일하겠다는 입장을 정리, 최근 이해성(李海成) 홍보수석에게 이같은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대선때 인터넷 참여 돌풍을 일으키며 대선 승리에 기여한 주역인 천 비서관은 김 비서관이 사양할 경우 제1순위 후보감으로 꼽혀왔다. 청와대 386세대 핵심참모의 한명으로 정확한 `노심(盧心) 읽기'가 주특기다. 천 비서관은 학원강사로 일하던 지난 91년 부인이 노무현 의원실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한 인연으로 노 대통령이 두 사람의 결혼주례를 섰고, 그후 축하차 자신의 집을 찾은 노 대통령이 "함께 일하자"고 권유, 92년 총선 캠프에 합류하면서 노 대통령과 인연이 시작됐다. 그러나 현재 휴가중인 천 비서관은 춘추관장 자리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에 따라 다른 인사들에게도 의사타진을 했으나 별 소득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 춘추관장으로 거론된 한 인사는 29일 "지금 청와대와 언론과의 관계를 감안할 때 누가 춘추관장을 맡으려 하겠느냐"면서 "잘 해봐야 본전이라는 인식때문에 인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간 춘추관 직원중 홍일점으로 궂은 일을 도맡아해온 김현(金炫) 국장이나 외부 언론계출신 인사 중에서 발탁하는 방안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