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27일 오후 자신의 부모가 합장돼 있는 국립묘지를 찾았다. 26년간의 정치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고비를 맞고 있는 정 대표가 이번주 '최종 결심'을 앞두고 일종의 정치의식을 하고 있는 셈이다. 정 대표는 굿모닝시티 사건과 관련해 이미 이달 말을 검찰출두 시점으로 제시하고 청와대에 문책인사를 요구,청와대와도 전선을 형성해 놓고 있는 만큼 이번주 두가지 핵심 현안에 대해 어떤 방향으로든 가닥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정 대표는 금명간 김원기,김상현 고문 등 당 원로와 지인들을 두루 만나 의견을 구한 뒤 최종 입장을 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정 대표는 청와대와의 관계설정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으나 내부적으로 "여기까지 온 마당에 물러서면 안된다"는 강경론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정 대표의 기조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고 말해 청와대를 겨낭한 추가 공세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정 대표가 공세기조는 유지하되 극단적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수위조절론'도 흘러나오고 있다. 검찰 출두와 관련해서도 정 대표는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그동안 검찰의 3차례 소환에 불응한 데다,이미 이달말 출두할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계속 버틸 경우 여론의 역풍이 거세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 주변에서는 31일 본회의까지 책임진 뒤 내달 1일 출두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신당향배에 따라 출두시기가 다음주로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여러가지 정황상 강경쪽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 검찰이 정 대표의 자금수수를 '개인비리 사건'으로 규정해 놓고 있는 데다 검찰출두가 자신의 대표직 사퇴 논란으로 이어질 경우 입지가 더욱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음모론에 대한 진실규명과 책임자 인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정 대표가 어떤 결심을 할지 주목된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