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7일 "북한은 하루 속히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하며 핵을 포기하고 평화와 공생의 길을 선택할 것을 강력히촉구한다"면서 "북한이 그 길을 선택할 때 우리와 국제사회는 필요한 모든 지원을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국전 정전협정 50주년 기념식 연설을 통해 "가장 시급한 당면과제는 북한의 핵 문제로, 이 문제는 반드시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한국전에서 희생된 호국영령과 유엔군 전몰용사의 넋을 추모하면서"6.25는 우리 모두에게 결코 잊혀질 수 없는 전쟁으로, 전쟁기간인 3년1개월2일동안무려 400만명이 목숨을 잃고 한반도 전체가 잿더미로 변했으며 1천만 이산가족의 슬픔과 고통은 반세기가 지난 오늘까지도 그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이제) 갈등과 분쟁의 역사를 마감하고 화해와 통합의새로운 역사를 써나가야 하고, 이것만이 전몰용사들의 희생을 헛되지 않게 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세계 12위권의 경제강국으로 성장했고, 남북분단이란 악조건 속에서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며 성숙하고 역동적인 민주주의를 뿌리내리고 있다"며 "참전용사 여러분의 헌신이 없었다면 이처럼 자랑스런대한민국의 모습은 실현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참전국 참석자들에게 사의를 표했다. 특히 "평화는 의지만으로 지켜질 수 없다"고 전제한 뒤 "평화를 지키기 위해 힘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지금 대한민국은 어느 때보다 확고한 안보태세를 갖추고 있고, 한미동맹을 비롯한 우방들과의 협조도 공고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 평화번영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나아가 동북아 전체에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어가고자 하는 것으로, 이를위한 국가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전몰용사들의 희생을 기리고 한국전을 기념하는 조형물이 제막됐고, 방한중인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를 비롯한 21개 참전국 정부 대표와 참전용사, 주한 외교사절, 조영길(曺永吉) 국방장관, 리언 라포트 한미연합군사령관 등 군관계자 및 역대 주한미군 사령관 등 2천700여명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marx0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