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1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2002년 대선자금의 여야 동시 공개를 제안했다.

다음은 노 대통령과의 일문일답 요지.

-- 지난번에 대통령은 간접적으로 여야 대선자금을 함께 공개하자고 제안했으나 한나라당은 `물귀신 작전'이라며 거부했다.

앞으로도 변화가능성이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민주당 내부에서 조차 먼저 공개하자는 얘기가 있다.

대통령은 한 쪽만 공개하면 다른 쪽이 공개할 정도로 정치권의 신뢰가 높지 않다고 했으나 여론의 힘을 믿고 먼저 공개하는 것은 어떤가.

▲민주당이 먼적 공개할 것인가 아닌가 하는 것은 민주당이 결정할 문제로, 제가 이래라 저래라 지시할 문제가 아니다.

다만 제 의견은 민주당만의 공개는 별로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민주당만 공개하고 특검을 내세워 수사하는 게 공평하다고 할 수 있겠나.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정치자금을 제공한 사람들을 조사를 해야할 텐데 민주당 따로 하고 한나라당 따로 하고 그것이 합리적이겠나.

검증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면 먼저 공개하고 그럴 수 있겠지만,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고 검증은 공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다.

-- 우리 기업문화에서 기업의 자발적 정치자금 공개가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하나.

대선자금 공개에 따른 처벌범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문희상 비서실장은 특별법을 만들어 면책규정을 둘 수 있다고 했다.

▲자발적인 공개도 기업들이 결심하면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민주당에 대선자금을 공개하라고 압박하는 것이 국민들의 여론 아닌가.

나도 정치권과 경제계에 그와 같은 결단을 촉구하는 것이다.

낡은 정치의 악순환에서 벗어날수 있다면, 한단계 높은 정치문화를 만들 수 있다면 모든 국민이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업이 결단할 수 있는 문제다.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압력이 현실성이 있다면 재계에 대한 요구도 현실성이 있다.

면책의 문제는 국회와 국민들이 깊이있게 논의할 수 있다. 국민 여론이 허용한다면 국회 스스로 면책을 전제로 한 법안을 만들수 있고 허용치 않는다면 처벌을 각오하고 밝힐 수 있는 것이다.

처벌에 관한 문제는 여지를 두고 국민적 합의를 이뤄나가자.

-- 대선자금 동시공개에 대한 야당의 의구심 해소를 위해 야당대표와 논의할 생각은.

▲굿모닝 게이트는 대선자금과 아무 관계가 없다. 그 문제는 따로 수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이 정치권 눈치를 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일반국민의 관심사에 대해 적극 공개하면서 수사하고 있다. 이례적으로 성명서를 통해 입장표명까지 분명히 하고 있다. 검찰은 한발 더 나갔으면 나갔지 정치권이나 여당 눈치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야당의 의구심 해소를 얘기 하는데, 정치적 목적을 갖지 않은 정치인의 발언이 있나. 다만 그 발언이 국민 보기에 떳떳한가가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인의 모든 발언은 정치적 목적을 갖고 있고, 그 발언이 정당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특검도 좋다고 얘기했는데, 그것은 국회에서 결정할 문제다. 국민 보기에 너무 심하다 싶지 않으면 원하는 대로 검증제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의구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본다.

여야 영수회담을 얘기했는데, 개념에 오해가 있는 듯 하다. 저는 행정부의 수장이지 여당 영수가 아니다. 앞으로 개념을 정확히 이해했으면 한다. 이 문제를 갖고 긍정 검토하자고 제안해온다면 행정부 대표로서 국회의 (야당) 대표를 만나지 않을 이유 없다고 본다.

-- 민주당 정대철(鄭大哲) 대표가 검찰의 출두를 미루고 있어 의혹을 부풀리는 인상이 없지 않은데 청와대는 당정분리 원칙이라며 나몰라라 하고 있다. 대통령의 견해는.

▲대통령이 비록 소속정당이라고 할지라도 대표가 출두하라 말라 공식적으로 말하는 게 적절하겠나. 만일 검찰이 대통령의 눈치를 살피고 수사를 하지 않고 미적거리면 제가 법무부 장관에게 엄정수사하라고 말했을 것이다. 그 이상 더 많이 안나가는 게 좋겠다.

오늘은 또 그 문제에 관한 기자회견이 아니고 정치자금 일반에 대한 문제이니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

--경선자금은 대통령이 파악하고 있을것이다. 경선자금도 차제에 공개할 의향이 있는가. 또한 정치자금 투명성 제고차원에서 후원자 명단도 공개할 의향은 있는가.

▲경선시기에 소액후원금 성금은 아주 적었다.거의 없었다. 명단공개 할 수 없고 대통령선거 시기에 국민성금 받은 내역은 전부 공개 돼있다. 그동안 총액이 72억원인데 매일매일 내 스스로 당이나 국참본부로부터 보고 받은 것이 아니고 홈페이지에 들어가 그날그날 모금액 집계 보고 그 다음 연설때 인용했다.

경선자금에 대해선 밝히긴 곤란하다. 왜냐하면 경선자금은 제도가 없다. 일반 국회의원 후원금 범위내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그 당시 민주당 후보등록 기탁금이 2억원이었다. 실제로 경선에 들어가는 홍보비용 기획비용 등 여러가지 것이 합법의 틀속에서 할 수 없었다. 경선이 끝나고 난 뒤에 자료를 무슨 자랑이라고 잔뜩 보관하고 있겠냐. 다 폐기하고 말았다. 정당의 신고자금도 아니다. 분명히 말하자면 경선과정에 제 캠프에서 유권자에게 돈돌렸다든가 부정한 돈썼다는 시비 없었다.

여러분도 잘 알지 않느냐. 확실한 근거없이 막연히 금품살포시비, 향응접대시비로 보도됐지만 저희가 아니라는 것 잘 알지 않느냐. 지금 밝히라면 기억을 복구해 대략적인 전모를 밝힐 수 있지만 김근태 의원의 정치자금 고백이 우수개 거리가 된 것으로 봐서 일방적으로 밝히는 것이 현명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여러분이 잘 알지 않느냐. (경선자금을) 공론화해 함게 밝히자고 하면 대강의 전모 밝힐수 있지만 다른 사람보다 많이쓰지 않고 적게썼다.

--굿모닝 시티와 관련, 대통령 주변인물이 거명된다. 어느 정도 이 문제를 파악하고 있나. 또 정치개혁을 촉구하고 있는데 정치권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다음 수순은 무엇인가.

▲선거때 저를 많이 도왔고 정치적으로 나와 친근했던 분들에 대해 이런저런 풍문이 있었던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사실이 아니라고 믿고 있다.

중요한 것은 수사결과다. 그 누구에 대해서도 수사가 흐지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번 안희정(安熙正)씨 사건으로 검찰수사를 간접적으로 받아봤다.

조금도 사정을 봐주지 않더라. 수사가 흐지부지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 수순에 대해선 아직 모든 것을 결정해놓고 있지는 않다. 정치개혁 같은 정치행위는 국민과 더불어 함께 해나가는 것이다. 정치개혁의 여론을 조성하면 정치인들의 합의가 만들어질 것이다.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이다.

-- 대통령 말씀은 양당이 공개를 하지 않으면 수사할 수 없다는 것처럼 비치는 데 검찰이 수사하도록 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대통령이 검찰에 수사를 하라, 하지 말라 지시하는 것이 적절하겠는가. 대통령이 지시한다면 정치적 사건에 대해 여론의 비난이 빗발치지 않겠는가. 지시하라는 것이 전 국민의 열망이라면 그럴 용의도 있지만 국민 여론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온 국민은 (대통령이) 중립을 지킬 것을 바라고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연합뉴스) 전승현 민영규 고일환기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