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홍보처는 20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지난 미국, 일본, 중국 등 3강 외교를 결산, `전쟁은 잠그고 경제는 연다: 미.일.중현장에서 본 노무현(盧武鉉) 외교'라는 책자를 발간했다. 이 책자는 노 대통령의 외교 철학 및 비전을 1장에, 미.일.중 정상외교 활동과정에서 일어난 일들을 정리해 2장으로 각각 꾸몄으며, `굴욕.등신.예스맨 외교의 진실'이라는 소제목의 3장을 통해 정상외교 직후 제기된 각종 비난여론 및 쟁점 등을적극 해명하는데 주력했다. 아울러 책자 곳곳에서 노 대통령의 정상외교 활동과정에서 발생한 에피소드와함께 노 대통령의 발언 내용 등을 소개했다. 홍보처는 또 방미를 앞두고 국빈이냐, 실무 방문이냐를 둘러싼 논란이 있었음을의식한듯 노 대통령이 "형식, 격식 그런 것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실무적으로 용건이 있을 때 훌쩍 비행기 타고 상대 국가에 가서 대통령이나 총리 만나고 회담하고또 바로 돌아오고, 그렇게 실무적으로...필요하면 몇번이라도 만나고..."라고 언급했음을 지적, 노 대통령의 외교 철학이 `실용주의' 노선에 기초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한.미 정상회담 때 "골프를 아주 빨리 치신다고 들었다"(노 대통령), "잘못치는 사람이 빨리라도 치지 않으면 아무도 같이 치지 않으려고 할 것이므로 그렇다"(부시 대통령) 등 양 정상간에 오간 `골프 대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한.일 정상회담의 경우 단독회담이 20분 이상 지연돼 확대회담이 늦어지자, 노대통령은 확대회담에서 "두 사람의 대화가 너무 뜨거워 시계를 정지시켜 버리는 바람에 확대회담 시간에 늦었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고 이 책자는 전했다. 또한 책자는 "만찬이 끝난 뒤 자리를 뜨면서도 두 정상은 귀엣말을 나눴다. 참석자 전원이 몇분 동안이나 퇴장을 기다리는 가운데 두 정상은 자신들을 주시하고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을 정도로 대화에 몰두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일본 경제단체 주최 오찬에서 `중국이 아닌 한국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정확히 답하지 못해 표정이 굳어진 노 대통령이 김진표(金振杓)경제부총리에게 "한국에 돌아가면 중국보다 나은 한국의 투자유치 경쟁력에 어떤 것이 있는지 찾아봐 달라"고 지시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이어 방중 외교활동과 관련, 당초 `사스(SARS)'로 인해 방중을 연기해야 한다는의견이 지배적이었으나, 노 대통령은 "이런 때 방문하면 얼마나 반갑고 고마워하겠습니까. 저는 괜찮습니다"라며 방중 추진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또 "노 대통령은 방중에 앞서 `중국인들은 만만디라면서 경제성장률이 어떻게 8%까지 될 수 있죠'라며 중국경제 발전 비법에 궁금증을 갖고 있었다", "중국측은 입.퇴장이 자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철저히 실무중심이었다"고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끝으로 "대통령이 되기 전과, 되고 난 후는 조금 다르다. 정치인으로 좀더 이상에 충실했었다면 이젠 대통령으로서 한반도의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외교의 어떤 결과물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안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게 외교전략을 선택하는 기준이자 원칙"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