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방북(7.12∼15)을 계기로 북-미 관계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북-일 관계에서도 개선의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17일 일본 교토(共同)통신에 따르면 북한 화물선 황금산호(2천705t)가 이날 오전 니가타(新潟)항에 입항했다. 일본 당국은 지난달 9일 이후 네 차례에 걸쳐 만경봉-92호를 비롯한 북한 선박들의 니가타 항 입항을 거부했었다. 북한 선박이 50여일 만에 니가타항에 재입항한 것만으로 북일 간 관계 개선을예단할 수는 없지만 지난달 중순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 한성렬 차석대사와 일본의야마모토 에이지(山本榮二) 유엔 공사가 만나 양국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한 바 있어 황금산호의 입항은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더구나 황금산호는 청진항을 출발할 때 니가타현 항만 당국에 접안 신청을 내고정식으로 입항 허가를 받았다고 알려져 그동안 대치상태가 계속돼 온 북-일 관계에모종의 변화가 일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지난달 23일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정부 특사 자격으로 프랑스를방문한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전 총리에게 '대북 압박 완화'를 충고했고 프랑스 신문 '르 몽드'가 지난달 21일 일본 정부의 만경봉-92호 수색 방침을 비판하는기사를 실었다. 이후 일본에서는 그동안 대북관계 개선의 암초로 작용했던 일본인 납치 문제를대북 관계 개선 문제와 별개로 취급할 것이라는 방침이 전해지기도 했다. 일본의 '납치 의원연맹'과 납북 일본인 피해자 가족회 등 대표적인 반북 단체들의 요구에도 황장엽(黃長燁)씨의 일본 국회 증언이 무기 연기됐고 문부과학성이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총련) 소속 학교 졸업생들에게 내년부터 국립대학 입학시험에응시할 수 있도록 허락한 것도 북-일 관계 개선의 조짐으로 볼 수 있다. 북-미 대화 재개 여부와 함께 북-일 관계 개선 여부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기자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