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굿모닝게이트'와 관련, 소환불응 의사를 밝힌 민주당 정대철 의원에 대해 사전구속영장 청구를 시사하는 등 강경한 태도로 일관, 과거와 사뭇 달라진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 정권 출범 6개월도 안된 서슬 시퍼런 시기에 집권여당 대표를 사정없이 코너로몰아붙이는 검찰의 모습은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기대하기 힘들었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수사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단호한의지를 기회가 있을때마다 밝혔고, 강금실 법무장관도 `검찰의 정치권 유착'을 단절하겠다는 뜻을 피력하면서 검찰의 `정치적 독립'은 점차 가시화됐다. 지난 4월 강직하기로 소문난 송광수 검찰총장이 첫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취임하면서 검찰의 독자 행보는 한층 힘을 받게 됐다. 또 청와대와 검찰 수뇌부 사이의 `핫라인'마저 끊겨있어 청와대 조차 검찰이 무엇을 하는 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설치돼 있던 검찰간의 내부 전화와 팩스가 이미 없어졌고 직보 체제도 사라졌다. 이러다 보니 검찰이 지난 4월부터 두달여간 `나라종금 로비의혹' 사건 재수사에나서 여권 인사들을 줄줄이 구속시키는 강공 드라이브를 걸때에도 청와대는 법무부를 통해 소환자 명단이나 전해들을 수 있을뿐 수수방관할 수 밖에 없었다. 검찰에서도 달라진 분위기는 쉽게 확인이 된다. 옛날같으면 하루에도 수차례 정치권에서 전화가 걸려왔을 터인데 최근 수개월째 검찰 수뇌부가 있는 대검청사 8층에는 `외부' 전화가 거의 없다. 대검의 한 고위관계자가 "모든 것을 검찰 스스로 판단해야 하니 어쩔때는 퍽 고독하다"고 농담조로 건넨 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최근 "수사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검찰에 전화를 거는 대신검찰 조사를 받고 나오는 참고인 등을 상대로 우리가 직접 물어본다"고 토로하기도했다. 검찰이 과거의 원죄가 깊어 또다시 옛날처럼 정치권의 눈치를 보는 수사를 되풀이 한다면 국민으로부터 영원히 신뢰받을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절감하고있다. 그래서인지 `굿모닝게이트'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으면서 검찰총장의 국회출석의무화 논의가 제기되는 등 검찰에 대한 정치권의 압박과 성토가 갈수록 격렬해지고있지만 "송광수 총장은 돌부처처럼 꿈쩍하지 않는다"고 주변 인사들은 전하고 있다. `정치적 독립' 의지를 가늠하는 새 시험대가 되고 있는 `굿모닝 게이트'에서도검찰과 청와대간 `핫라인'은 이미 옛얘기라는 소리도 들린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