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서울 방문 시나리오를 일본 방위연구소의 한 관계자가 제시, 눈길을 끌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5일 발행한 '북한경제리뷰'(6월호)에 따르면 일본 방위청의 싱크탱크인 방위연구소의 다케사다 히데시(武貞秀士) 주임연구관은 지난 5월 일본 환동해경제연구소(ERINA)가 주최한 '동북아시아에서 북한의 정치행동'이란 주제 세미나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가능성을 다각적으로 분석했다. 다케사다 주임연구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철저한 경비하에 제2의 정상회담을 위해 서울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며 "남북철도가 연결되면 열차를 타고 서울에 올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같은 시나리오는 남북관계를 이용해 핵문제를 돌파해 나가려는 북한의 전략을 전제로 한다며 "특히 한국이 미국과 거리를 두고 남북대화의 중요성을 (북측에)충분히 인식시켜 준다면 김정일 위원장은 언제든지 서울에 올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핵문제와 관련한 북한의 최상의 해법은 "다국간 협의(다자회담)가 결론이 나지 않고 교착상태에 빠지고 2년 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라며 "북한이 미국과의 끝없는 교착상태, 다국간 협의 지속, 남북관계 진전이라는 전략이라면 (김 위원장의)서울 방문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남북비핵화공동선언 △불가침선언 △남북기본합의서를 예로 들어 "부시 정권과 김정일 체제의 대결상태가 지속되더라도 남북간에는 관계개선을 하려고만 하면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이미 만들어져 있다"며 "한국이 북측과 대화를 중요시하는 것은 북측 입장에서 불리한 시나리오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북한은 앞으로 남북대화를 대미외교와 연계하는 정책을 보다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 시각에서 보면 남북대화와 대미외교를 밀접히 연관시키는 것은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케사다 주임연구관은 "한국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서울 답방을 꺼리는 것은 보안문제가 제일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sknk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