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남측상봉단 2진이 금강산에서 북의 혈육들과 50여년만에 눈물 속에서 감격의 재회를 했다. 30일 오후 금강산 온정각 휴게소에서 남측 가족 472명과 북측의 남편, 아내, 형제 100명과 반세기를 훨씬 넘어 감격적인 상봉을 가졌다. 온정각 휴게소에 먼저 도착해 기다리던 남측 이산가족들은 북측 가족이 들어오자 그간의 한을 쏟아내려는 듯 함께 얼싸안고 흐느끼다가, 이내 정신을 가다듬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정담을 나눴다. 17세 어린나이에 제주 4.3사태의 회오리에 휘말리면서 생이별해야 했던 남측의백수 노모 김용연씨는 꿈에 그리던 북의 아들 김경종(72)씨가 상봉장에 들어섰지만알아보지 못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현역 국회의원으로는 처음으로 이산가족 상봉단에 참가한 맹형규(57.한나라당)의원도 부친 맹흥렬(86)옹과 큰 고모 영희(78)씨, 동생 문규(48)씨와 함께 북측의작은 고모 은희(76)씨를 만나 감격스러운 듯 눈물을 훔쳤다. 전쟁통에 행방불명된 남편을 기다리며 슬하에 자식도 없이 52년간을 수절해 온남측의 아내 곽호임(73)씨는 꿈에도 그리던 북측의 남편 리규태(76)씨가 "이게 얼마만이냐"고 와락 끌어안자, 이한의 세월이 서러운 듯 남편 품에 안겨 흐느꼈다. 의용군으로 징집돼 생이별한 남편 김관수(72)씨를 만난 남의 아내 권점순(69)씨는 "당신 내 영감 맞아요"라며 가슴에 얼굴을 묻고 울었고, 북에서 재혼해 5남매를 둔 남편 김씨도 "항상 머릿속에서 잊지 않았다. 잘 살아줘 고맙다"며 달랬다. 북의 큰 아들 문창보(75)씨를 본 남의 어머니 엄세업(95)씨는 죽은 줄 알고 영혼결혼까지 시킨 아들의 얼굴을 보고 말을 잇지 못하다 창보씨가 "어머님"하고 부르자 정신을 가다듬고 "죽은줄 알았는데 살아있다니.."라며 눈물을 쏟았다. 남측 유경순(88)씨는 북의 동생 경애(83)씨가 채 테이블로 오기전부터 "경애야"라고 부르며 달려나가 손을 잡고 동생의 얼굴을 어루만지자 경애씨는 "인민배우로서 영예롭게 잘 살아왔다"고 말했다. 경애씨는 1945년 조선예술영화촬영소가 제작한 북한의 첫 영화 '내고향'에서 남자 주인공의 애인역을 맡았으며 북한 예술인 최대 영예인 공훈배우 칭호를 받았다. 단체상봉에 이어 남북 이산가족들은 같은 장소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이들은 7월 1일 오전 현대아산이 운영하는 해금강호텔에서 있을 가족별 상봉을 기약하면서 각자 숙소로 돌아가 잠 못 이루는 금강산의 첫날 밤을 보냈다. (금강산=연합뉴스)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