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를 넘겨 상봉의 감격을 맞았던 남북 이산가족들은 상봉 이틀째인 28일 오전 10시부터 남측 숙소인 해금강호텔 객실에서 두시간 가량 아쉬우면서도 소중한 가족별 상봉을 가졌다. 북측의 이산 가족.친척 218명은 이날 오전 9시50분께 버스를 나눠 타고 해금강호텔에 도착, 남측 가족 110명(보조요원 포함)과 반갑게 다시 만났다. 남측 이산가족 중 최고령자인 어순덕(102) 할머니는 북의 딸 정완옥(59)씨를 다시 만나 전날 단체상봉과 만찬에서 풀지 못한 아쉬움을 달랬다. 1.4후퇴 당시 가족들을 북에 두고 혼자 남으로 내려온 김만복(81)씨는 북의 아내 뢰음전(75)씨와 아들 길록(56)씨, 동생 찬호(71)씨와 오붓한 시간을 가졌다. 인민군으로 있다가 국군에 붙잡혀 거제도 포로수용소 생활을 했던 김신채(83)씨는 북의 아내 김화실(83)씨와 병선(60), 병우(53) 아들형제를 맞아 울음속에 재회했다. 아내와 함께 방북한 염용일(83)씨는 순옥(72), 봉순(69), 순희(66)씨 등 북측여동생 3명과 눈시울을 붉히며 얘기하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다. 독거노인인 전응오(85) 할머니는 아들 박운진(58)씨와 딸 박영옥(60)씨, 여동생전보기(71)씨를 맞아 눈물을 흘리면서 "함께 살았으면 좋으련만.."이라며 탄식,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들외에 북측의 형 부부와 조카를 만난 오홍규(76)씨, 두 아들을 만난 이득범(83)씨, 두 아들과 조카를 만난 리형기(84)씨, 여동생과 두 남동생을 만난 한금옥(80)씨 등도 이틀째 응어리진 이산의 한을 달랬다. 이날 가족별 상봉은 일 백 가족 모두 이뤄졌지만 취재대상인 열 가족의 상봉장면중 일부만 취재진에게 공개됐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이날 오전 가족별 상봉에 이어 김정숙휴양소에서 점심을 한 뒤 오후에는 금강산 지역의 계속된 비로 삼일포 구경 대신 온정각휴게소 옆 현대문화회관에서 모란봉교예단의 교예(서커스) 공연을 관람했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행사 마지막날인 29일 오전 9시 부터 김정숙휴게소 앞마당에서 작별상봉을 하는 것으로 2박3일간의 짧은 상봉 일정을 마치게 된다. (금강산=연합뉴스)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