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금호지구에 건설중인 경수로 공사와 관련,미국은 기술적인 원인 등을 들어 공사 중단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으나 한국과 일본은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어 내달 2일 워싱턴에서 열릴 3개국 북핵 실무협의에서 어떻게 조율이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 12~13일 하와이에서 개최된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의에서 원자로 배수탱크를 포함한 주요 부품이 북한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간 원자력손해배상 의정서 미체결로 전달될 수 없게 돼 있는 점 등 기술적인 이유를 들어 8월말 경수로 사업이 중단될 수 밖에 없음을 한일 양국 대표들에 전달했다. 물론 이러한 기술적인 이유와 상관없이 미국의 강경파들은 경수로를 통한 플루토늄 추출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공사 중단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경수로 사업을 아예 종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대해 한국과 일본은 경수로 사업을 통해 북핵의 사태 악화를 방지할 수 있는 점 등을 들어 미국의 공사 중단요구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한국은 미국이 기술적인 문제를 들어 경수로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어 공사지속을 고집하기 곤란한 상황이어서 북핵 해결때까지 일부 공정을 변경하고 공사속도를 조절하는 방안, 일단 중단한 뒤 장래를 기약하는 방안 등 다각도로 검토하고있다. 일본 역시 북핵위기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수로 사업이 중단되는 데대해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은 27일 방일중인 찰스 카트먼 KEDO 사무총장과의 회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현재로선 대북 경수로 건설사업을 끝내는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이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같은 한국과 일본의 입장을 의식한듯 미국도 약간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26일(현지시각)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북한내경수로 건설 문제와 관련,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회의에서 한국, 일본과 이문제를 논의했으나 이 시점에서 내려진 결정은 아직 아무것도 없다" 면서 "우리는 한국, 일본, 유럽연합 (EU) 등 다른 KEDO 이사국들과 긴밀히 협의중"이라고만 밝혔다. 이처럼 경수로 사업을 둘러싸고 한.미.일간 이견이 노정되는 가운데 북한은 지난 4월 베이징에서 열린 북-미-중 3자회담에서 `새롭고 대담한 제안'의 하나로 북핵시설의 완전폐기를 댓가로 경수로의 완공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8일 방한할 카트먼 사무총장은 워싱턴에서의 한.미.일 북핵실무협의를 앞두고 경수로 사업을 둘러싼 3국간 이견을 본격 조율할 예정이어서 그 결과에 관심이모아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