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한나라당이 국민건강보험 재정통합의 2년유예 법안 처리를 강행하려다 자당 소속의원 일부의 `반란'으로 부결위기에 처하자 거꾸로 "표결하자"는 민주당의 역공에 쫓기며 서둘러 산회하는촌극을 빚었다. 이날 오후2시 전체회의 개의때까지만 해도 한나라당은 표결처리 강행, 민주당은실력저지로 맞섰으나 양당간 논란 과정에서 오후4시께 1차 정회후 회의장에 뒤늦게 나타난 한나라당 김찬우(金燦于) 의원이 `기권' 입장을 선언하면서 전세가 일거에 역전됐다. 한나라당측은 당초 복지위가 한나라당 9명, 민주당 5명, 개혁당 1명으로 구성돼있어 소신파인 자당소속 김홍신(金洪信) 의원과 개혁당 유시민(柳時敏) 의원이 민주당의 반대표에 가세해도 찬성 8, 반대 7로 통과가 무난할 것으로 자신, `국민건강보험 제도개혁 특별위원회 설치.운영특별법안'을 박종웅(朴鍾雄.한나라) 위원장 직권으로 전체회의에 상정했다. 민주당 김성순(金聖順) 의원과 김홍신 유시민 의원 등이 "재정통합을 불과 엿새 남겨둔 상태에서 통합유예를 주장하고 사회적 합의가 안된 법안을 직권상정해 표결처리하는 것은 다수의 횡포"라고 반발했으나, 한나라당측은 "민주당이 법안심의 자체를 거부하기 때문에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다수결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면서표결 강행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회의장에 없는 김찬우 의원이 참석할 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 1차 정회했다. 김찬우 의원이 빠진 상태에서 김홍신 유시민 의원과 민주당 의원4명이 퇴장전략을 쓰면 한나라당 의원 7명만 남아 의결정족수(8명)에 미달하기 때문. 오후 4시께 김 의원이 나타나자 한나라당측은 "이제 됐다"며 즉시 회의를 속개했으나 정작 김 의원은 "개인적으론 건보재정 통합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데 당론은 반대이기 때문에 기권하겠다"고 선언, 한나라당을 기겁하게 만들었다. 출석의원 전원이 투표에 참여할 경우 재정통합 유예법안은 찬성 7, 반대 6, 기권 1로 통과에 필요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부결되는 결과를 빚기 때문. 한나라당측은 2차 정회 후 김찬우 의원을 집요하게 설득했으나 김 의원은 자신을 따라가며 설득하는 박시균(朴是均) 의원에게 "국회에 있어도 내가 오래 있었다"고 버럭 화를 내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한나라당은 "좀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것 같다"며 표결연기를 제안했으나 기세가 오른 민주당측이 "왜 연기하느냐. 논의는 충분히 한 것 아니냐"며 표결을 요구하고 나서 난감한 지경에 처하자 박종웅 위원장은 서둘러 산회를 선포하고자리를 떴다. 복지위는 이날 검역대상 전염병에 생물테러전염병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 해외유행 전염병 등을 포함시키고 전염병 환자의 집중관리를 위해 격리치료 병원을 지정토록 하는 전염병예방법 및 검역법 개정안과 한의학의 연구개발 사업에 세제상 혜택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한 한의학육성법안을 의결했다. (서울=연합뉴스) 민영규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