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창당을 둘러싼 신ㆍ구당파간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16일 열린 민주당 당무회의는 '서부활극'을 방불케 하는 난장판이었다. 회의시작 전부터 고성이 오갔고 결국 욕설과 멱살잡이로 끝났다. 구당파측은 노무현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 난장판 된 당무회의 =이날 회의는 일부 부위원장들이 "신기남 천정배 의원은 보따리 싸서 나가라. 당신들이 굴러들어온 돌이다"고 고함을 치는 등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이 자리에서 이상수 총장의 거취문제가 '뜨거운 감자'였다. 구당파의 김옥두 유용태 의원 등이 "총장이 당 밖에 추진기구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그게 신당파의 입장이냐"고 다그치면서 "총장은 사퇴하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이 총장이 "일고의 가치가 없기 때문에 답변 안하겠다"고 되받았고, 발끈한 유 의원과 김옥두 최재승 이윤수 의원 등이 일제히 "무슨 소리냐"며 "참지 말고 말해"라고 고함을 질렀다. 이 총장이 다시 "총장이라 말을 참았는데 당 깨질 것 각오하고 하고 싶은 얘기 해볼까"라고 일전불사의지를 피력하자 구당파 의원들이 흥분해 일제히 "지금 협박하는 것이냐"고 삿대질하면서 한동안 고성이 오갔다. 정대철 대표는 서둘러 산회를 선포했고 회의장을 빠져나오던 천용택 의원이 멱살잡이를 당했다. 신당파의 천정배 신기남 의원은 회의 말미에 '개XX' '밟아버리겠다' 등의 막말과 욕설이 난무하는 가운데 뒷문으로 빠져나갔다. ◆ 협공받는 신당 강경파 =신당 강경파는 '빨리 나오라'는 당 밖의 압력과 '나가라'는 당내의 협공을 받고 있는 형국이다. 한화갑 전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 "신당을 하려면 자기들끼리 나가서 하라"며 "신당은 '노무현당'을 하겠다는 것이나, 국정에 미래와 희망이 없는데 누가 지지를 보내겠느냐"고 성토했다. 신당파의 김경재 의원도 "정동영 천정배 신기남 의원에게 나가서 당을 만드는게 솔직한 방법이라는 얘기를 했고 이들은 묵묵부답이었다"고 전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